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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책의 향기]가족… 택시기사… 사랑으로 그려낸 사람들

입력 2022-12-10 03:00업데이트 2022-12-1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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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집 김씨 사람을 그리다/김병종 지음/356쪽·2만 원·너와숲
어느 노(老)화가는 스스로를 ‘칠집 김씨’라 부른다. 화실 인근 식당에 여러 해 출입하다 붙은 별명이다. 공사판 인부들이 이용하는 식당엔 별의별 직종의 일용직 노동자들이 다 모인다고 한다. 손님들은 식사를 한 후 월말에 값을 치르기 위해 작은 공책에 각자 이름을 적고 옆에 정(正)을 긋는다. ‘미장 이씨’ ‘목수 오씨’ 같은 식으로. “하루 종일 칠하고 또 칠하는 사람, 얼마나 아름다운가. 앞으로 보다 철저한 칠집 김씨가 되는 것이 내 꿈이다.”

‘바보예수’ ‘풍죽’으로 유명한 화가 김병종(69)은 스스로를 “글과 그림, 양 날개를 차고 오른 비익조(比翼鳥)”라 말한다.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독자적 화풍을 지닌 미술가로 불리는 그는 1980년 동아일보, 중앙일보 신춘문예에서 미술평론, 희곡 부문으로 등단한 문학가이기도 하다. 40년 넘게 두 분야에 매진하며 살아온 예술가가 자기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림과 글을 한데 선보인다.

짧은 분량의 글이 여러 편 수록돼 있다. 일흔을 앞둔 그가 일평생 만나고 경험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에 대한 글이다. 쌍둥이 손자부터 그보다 더 사랑한다는 아들, 옆집 누나, 택시기사, 그리고 어머니까지…. 그는 서문에 “오랜 세월 풍경에 취해 떠돌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풍경 뒤에, 혹은 옆에 서 있는 사람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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