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보예수’ ‘풍죽’으로 유명한 화가 김병종(69)은 스스로를 “글과 그림, 양 날개를 차고 오른 비익조(比翼鳥)”라 말한다.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독자적 화풍을 지닌 미술가로 불리는 그는 1980년 동아일보, 중앙일보 신춘문예에서 미술평론, 희곡 부문으로 등단한 문학가이기도 하다. 40년 넘게 두 분야에 매진하며 살아온 예술가가 자기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림과 글을 한데 선보인다.
짧은 분량의 글이 여러 편 수록돼 있다. 일흔을 앞둔 그가 일평생 만나고 경험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에 대한 글이다. 쌍둥이 손자부터 그보다 더 사랑한다는 아들, 옆집 누나, 택시기사, 그리고 어머니까지…. 그는 서문에 “오랜 세월 풍경에 취해 떠돌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풍경 뒤에, 혹은 옆에 서 있는 사람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