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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책의 향기]아름다움, 둘이서 탐하면 기쁨도 두 배

입력 2022-12-03 03:00업데이트 2022-12-0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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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렉팅 듀오/채민진 지음/194쪽·2만7000원·아르테카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이 미술품 컬렉션에도 적용될까. 20여 년간 기업과 개인 컬렉션을 위한 어드바이저로 일한 저자는 수많은 컬렉터 중에서도 부부 컬렉터들이 눈에 띄었다고 한다. 한 팀을 이뤄 활동하는 부부 컬렉터의 경우 작품을 선택할 때 두 사람의 삶과 철학이 녹아 있다 보니 예술이 지닌 아름다움 그 이상의 여운을 갖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란 게 저자의 설명이다. 책은 열한 쌍의 부부 컬렉터를 소개하며 다양한 수집의 기쁨을 전한다.

흥미로운 건 이들 부부가 모두 엄청난 부호가 아니라는 점이다. 첫 사례로 실린 보겔 컬렉션이 대표적이다. 허버트 보겔과 도로시 보겔은 평범한 우체부와 도서관 사서였다. 미술을 독학했던 허버트는 도로시와 관심사를 공유했다. 부부는 결혼하고 두 달 후 처음 작품을 구입하기 시작해 50년간 4782점을 모았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당시 허버트의 연봉은 연간 2만5000달러(약 3000만 원)였다. 이들은 젊은 작가의 작품 혹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인 드로잉에 집중했다. 다만 작가 작업실을 방문해 작업 배경에 대한 충분한 대화를 즐겼기에 유명 작가들이 이름을 알리기 전부터 교류할 수 있었다.

중요한 원칙도 있었다. 이는 보겔 컬렉션의 특별함을 만들어줬다. ‘지하철이나 택시로 운반할 수 있는 크기일 것’ ‘아파트에 설치가 가능한 작품일 것’ 등 이들이 지켜온 원칙은 평범하지만 보겔 부부만의 색깔을 띤 컬렉션으로 거듭나게 했다. 이들 컬렉션은 현재 미국 워싱턴 국립미술관인 내셔널갤러리와 미국 내 50개 주 미술관에 기증돼 있다.

자연 속에 조각공원을 지은 부부도 있다. 미국 뉴욕 ‘벅혼 조각공원’에 대형 조각 및 설치 작품 70여 점을 놓은 조엘 멀린과 셰리 멀린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기준 없이 직관에 의존해 컬렉션한다”고 하지만 무용을 공부하며 선의 아름다움에 집중했던 셰리 덕분에 멀린 컬렉션은 조각 비중이 큰 편이다. 부부들의 철학, 컬렉션을 시작한 동기는 예비 컬렉터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는 동시에 행복을 나눌 수 있는 ‘인생의 동반자’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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