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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책의 향기]“日, 국가주도경제 고수해 장기 불황”

입력 2022-12-03 03:00업데이트 2022-12-0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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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체제/노구치 유키오 지음/노만수 옮김/372쪽·1만9000원·글항아리
일본 내각부는 지난달 일본의 올해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4개 분기 만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연간으로 환산하면 올해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1.2%로 예상된다.

일본은 1990년대 이후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일본 대장성(한국의 기획재정부에 해당) 관료 출신의 경제학자인 저자는 이 같은 불황의 원인을 ‘1940년 체제’에 있다고 분석한다. 1940년 체제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택한 국가 주도의 총동원 체제다.

당시 일본은 전쟁이라는 목표 아래 산업, 금융, 조세, 재정 등 전방위 개혁을 진행하면서 모든 자원을 국가가 배분했다. 세계에서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원천징수제를 도입해 세수를 확보하고 중화학공업에 투자했다. 일본은행은 민간은행 융자를 직접 통제했다.

이런 정책으로 일본은 전쟁에 필요한 중화학공업을 육성하는 데 성공했다. 중화학공업의 성장은 종전(終戰) 이후에도 일본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1955년부터 1970년까지 일본의 명목 GDP는 5년마다 2배로 늘어나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1980년대에도 일본의 호황은 계속됐지만 이는 ‘황금시대’가 아닌 ‘도금시대’였을 뿐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막대한 자본이 부동산 투기 등으로 몰렸지만 1940년 체제가 가져다준 성장이 유지될 거라는 믿음 때문에 거품을 경계하지 않았다. 결국 1990년대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대형 금융기업들은 줄줄이 도산하고 일본 경제는 체질을 개선할 기회를 잃고 말았다.

저자가 던지는 명확한 메시지는 국가 주도 경제의 한계다. 어쩌면 일본이 국가 주도 체제를 놓지 못했던 건 주위의 변화에도 한 우물을 계속 파는 ‘고다와리’(집착) 문화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일본의 경제를 분석했지만 한국 경제도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과거에 매몰된 부분이 없진 않은지 되돌아보게 만든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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