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인사 LG그룹, ‘변화보다 안정’ 무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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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연임 확정
권봉석-권영수 부회장 유임 유력
17년간 생건 이끈 차석용 거취 주목
LG화학 차동석 부사장, 사장 승진

차동석 사장
차동석 사장
LG화학이 임원 인사를 확정하며 LG그룹의 본격적인 연말 인사가 시작됐다. 내년 취임 5주년을 맞이하는 구광모 ㈜LG 대표가 글로벌 경제 침체가 심화되며 변화보다 안정을 취하는 인사 기조를 앞세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4명의 부회장단 중에는 수익성이 악화된 LG생활건강의 차석용 부회장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화학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인 차동석 부사장(59)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재경 전문가인 차 사장은 2019년 CFO로 부임해 2020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2년 만에 사장으로 부임하게 됐다. 전지 소재 전문가로 양극재 사업을 크게 성장시킨 이향목 양극재사업부장(56·전무)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LG화학을 제외한 나머지 LG그룹 계열사들은 24일 임원 인사를 확정한다. 2018년 취임한 구 대표는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는 대내외적인 경제 상황이 나빠지고 있어 큰 변화를 꾀하기보다 조직 내부의 안정을 택하는 방향에 중점을 둘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은 ‘4인 부회장’ 체제 유지 여부가 관심을 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유임이 확정됐다.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도 유임이 유력하다. 자리를 옮긴 지 1년밖에 안 된 데다 첨단 소재와 배터리 등 신성장사업을 이끌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2005년부터 17년간 LG생활건강 최고경영자(CEO)를 맡아온 차석용 부회장의 연임에 대해서는 그룹 내부에서도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타격을 입어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 넘게 떨어졌다. 반면 역대 최대 실적을 내는 등 그룹 내 위상이 높아진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거론된다.

LG디스플레이도 이날 이사회를 열고 정호영 사장을 유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최종 인사는 24일 확정할 예정이다. 올해 3분기까지 1조2093억 원의 적자를 냈지만 재무통으로 불리는 정 사장 체제에서 사업 재편을 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이와 함께 임직원들에게 계열사 전환 배치 공모 메일을 보냈다. 희망자는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등 다른 계열사 배치를 신청할 수 있다. 규모는 200∼300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축소 및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신청자에 한해 전환하는 것이어서 구조조정이나 희망퇴직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연말인사#lg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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