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활짝 열린 ‘영화의 바다’… 4500여명 몰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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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

5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가한 
권해효(앞줄 오른쪽), 조윤희(앞줄 왼쪽) 등 홍상수 감독의 영화 ‘탑’에 출연한 배우들이 레드카펫을 지나가고 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팬데믹 여파로 2019년 후 3년 만에 정상적으로 개최됐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5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가한 권해효(앞줄 오른쪽), 조윤희(앞줄 왼쪽) 등 홍상수 감독의 영화 ‘탑’에 출연한 배우들이 레드카펫을 지나가고 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팬데믹 여파로 2019년 후 3년 만에 정상적으로 개최됐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즐거움을 오랜만에 다시 느끼는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5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야외 극장.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사회를 맡은 배우 류준열이 말했다. 공동 사회를 맡은 배우 전여빈도 “팬데믹 때문에 관객분들을 만날 수 없어 아쉬웠는데 올해는 정말 감격적이다”라고 했다.

객석에선 환호가 터져 나왔다. 지난해 사회적 거리 두기로 객석을 1200석만 운영했지만 올해 4500여 석으로 대폭 늘리면서 개막식은 열기로 가득했다. 대구에서 온 성주희 씨(34·여)는 “지난해에도 오고 싶었는데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 포기했다”며 “이제 마음껏 영화를 볼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이날 영화제는 3년 만에 100% 정상 개최되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2020년엔 팬데믹으로 레드카펫 행사와 야외 개막식을 생략했다. 지난해엔 이를 부활시켰지만 상영관 객석을 50%만 운영하는 등 팬데믹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개막식은 올해 5월 별세한 강수연 배우에 대한 추모로 시작됐다.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연주하는 브람스의 인테르메조 선율에 어우러져 고인의 출연작과 배우 설경구 문소리 등이 고인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이 흘러나왔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강수연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지킴이였고 한국 영화의 거장이었다. 어떤 역경에도 함께해 준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애도했다. 고인은 2015∼2017년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개막식에 앞서 열린 레드카펫 행사에서 가장 큰 환호를 받은 이는 거의 마지막에 등장한 중화권 스타 배우 량차오웨이(梁朝偉)였다. 그는 이날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기여한 아시아 영화인 또는 단체에 수여한다. 무대에 오른 량차오웨이는 트로피를 몇 번이나 들여다본 뒤 “영광스러운 상을 주신 부산국제영화제에 정말 감사드린다. 한국 팬을 만날 기회를 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배우 한예리는 시상에 앞서 무대에 올라 량차오웨이에 대한 헌사를 발표했다. 그는 “스크린 속에서 너무나 무해한 얼굴에 고독하고 처연한 눈빛을 가진 한 배우를 오래도록 존경하고 흠모해 왔다. 그의 연기 앞에서 나는 늘 가장 순수한 관객이 된다”며 존경을 표했다.

이날부터 14일까지 이어지는 영화제에선 개막작인 이란 영화 ‘바람의 향기’를 포함해 공식 초청작 기준 71개국 243편이 상영된다. 량차오웨이는 2000년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화양연화’를 비롯해 ‘무간도’ ‘해피투게더’ ‘2046’ 등 직접 고른 출연작 6편으로 구성된 특별전 ‘양조위의 화양연화’를 진행한다. 이 중 그가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2046’과 ‘무간도’는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됐다.

6일에는 13년 만에 개봉하는 ‘아바타’ 후속편 ‘아바타: 물의 길’의 주요 장면을 18분 분량으로 편집한 영상을 존 랜도 프로듀서가 직접 소개한다. 올해 5월 이례적으로 예고편 시사회를 연 데 이어 주요 장면 영상까지 미리 공개하는 등 12월 개봉을 앞두고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이준익 감독의 시리즈 데뷔작인 티빙의 ‘욘더’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리즈 9편도 영화제에서 미리 만나 볼 수 있다.



부산=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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