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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한국 관객들 즉각적이고 열정적… 연주하는 무대에서도 느껴”

입력 2022-09-23 03:00업데이트 2022-09-23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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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여섯번째 객원 지휘하는 ‘핀란드 군단’ 대표 지휘자 사라스테
29, 30일 브루크너 교향곡 3번 연주… “서울시향, 지휘자 의도 훌륭히 구현
브루크너 겸허함-강렬함 보여줄 것”… 서울시향 지휘자 벤스케와 ‘동문’
내년 헬싱키 필 수석지휘자 내정… “시벨리우스 연관된 전통 이어갈 것”
내년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로 취임하는 유카페카 사라스테는 “서울시향은 지휘자의 의도를 훌륭하게 구현하며 헬싱키 필은 시벨리우스의 전통을 지켜 가는 악단”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Felix_Broede
세계 지휘계를 장악한 ‘핀란드 군단’ 가운데서도 유카페카 사라스테(66)는 일찌감치 한국 음악 팬에게 친근한 이름이었다. 2011년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다섯 차례나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를 객원 지휘했다. 올해 4월, 핀란드의 수도를 대표하는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사라스테를 내년 임기가 시작되는 이 악단의 새 수석지휘자로 지명했다. 그가 여섯 번째로 서울시향 지휘대에 선다.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9, 30일 제임스 에네스 협연으로 베르크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하고 브루크너 교향곡 3번 ‘바그너 교향곡’을 메인 곡으로 연주한다. 그를 19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여러 차례 서울시향을 지휘했습니다. 이 악단과 서울의 관객들에 대해 어떤 기억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서울시향은 기술적으로 우수하며 지휘자가 의도하는 바를 훌륭하게 구현해내는 악단입니다. 서울 관객들의 즉각적이고 열정적인 반응은 연주를 하는 동안에도 무대 위에서 느낄 수 있었죠.”

―이번에 지휘할 브루크너 교향곡 3번은 바그너에게 헌정된 곡이고, 말러도 좋아해서 피아노 편곡판을 만들어 브루크너에게 보인 일도 있는 곡으로 알고 있습니다.

“핀란드의 라티 교향악단에 바이올리니스트로 입단한 뒤 처음 연주한 곡이어서 제게도 의미 있는 작품입니다. 종교적 신념이 강했던 브루크너의 겸허함과 강렬함을 동시에 전해주는 곡이죠.”

―바이올리니스트로 음악 생활을 시작했는데, 이번에 바이올리니스트 제임스 에네스와 베르크의 협주곡을 협연합니다.

“에네스는 강건하고 재능 있는 연주자입니다. 베르크의 협주곡은 기교적으로 어려운 곡인데 뛰어난 기량과 깨끗한 음색을 가진 에네스에게 적격이라고 생각합니다.”

―핀란드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스코틀랜드 체임버 오케스트라, 토론토 교향악단, 오슬로 필하모닉, 쾰른 교향악단 등 유명 악단들에 이어 헬싱키 필을 맡게 되셨습니다. 어떤 계획과 기대를 갖고 있는지요.


“헬싱키 필은 늘 성장하는 악단이죠. 핀란드의 작곡 거장 시벨리우스의 작품을 여러 곡 초연한 오케스트라이기도 해요. 시벨리우스와 연관된 전통을 임기 동안 이어갈 예정이고요, 음반 녹음을 비롯한 많은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서울시향 상임지휘자 오스모 벤스케와 시벨리우스 아카데미에서 명 지휘교수 요르마 파눌라 문하로 동문수학한 사이로 알고 있습니다.

“지휘 클래스에 바이올린 전공인 나와 클라리네티스트인 벤스케, 호르니스트인 에사페카 살로넨(현 샌프란시스코 교향악단 음악감독)까지 세 명이 있었죠.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셋이 즐겁게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짓궂은 질문인지 모르겠지만, 지휘할 때 엄숙하다고 할까, 표정 변화가 적습니다.

“지휘하면서 내 얼굴을 본 적이 없어서 몰랐어요(웃음). 중요한 건 지휘하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에너지를 표현하느냐겠죠. 핀란드 출신 지휘자들은 대부분 비슷할 것 같습니다.”

―인스타그램에 경회루를 찍은 사진도 올렸던데요. 공연이나 연습이 없을 때는 무엇을 하나요.

“서울에 올 때마다 한국 음식을 즐겼습니다. 평소 먹는 음식과 다른 색다른 방법으로 조리해서 내놓는 게 흥미로워요. 서울에서 사우나를 가기도 하는데 습식인 핀란드 사우나와는 다르더군요. 야외에서 자전거 타기나 테니스, 수영도 좋아합니다. 핀란드인은 자연을 사랑하죠. 최근에는 윈드서핑을 시작했는데 몸의 밸런스를 잡는 데 좋은 운동인 것 같아요.”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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