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은 힘들다”…중국, ‘제로 코로나’ 언제까지 유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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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9월 12일 0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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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큰 인구 기반을 가지고 있어 ‘집단 면역’ 또는 ‘위드 코로나’를 추구할 여력이 없다. ‘제로 코로나’는 가장 경제적이고도 효과적인 대응이기 때문에 팬데믹에 대한 최종 승리가 선언될 때까지 우리는 무관용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6월 말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보고된 우한에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며 무관용 ‘제로 코로나’ 방침을 고수할 것이라는 의지를 14억 인민들에게 재확인시켰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선언한지도 어느덧 3년 차가 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둔화세를 보이면 정부가 방역 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중국의 위드 코로나 전환은 그 어느 때보다도 요원해 보인다.

중국 정부는 그간 제로 코로나 정책을 빌미로 특정 도시에 코로나 확산세가 포착될 조짐이 보이면, 그 즉시 락다운을 주문했다. 이는 내수 위축과 환경오염, 경제 출혈로 이어졌다.

락다운으로 인해 중국의 금융 허브인 상하이는 올 3월 이후 누적 92일간 봉쇄됐고 랴오닝성 두 번째 대도시인 다롄과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 시민들은 각각 64일과 57일간 집 밖 외출이 불허됐다.

또한 중국은 대규모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진행해왔는데, 2020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누적 횟수는 90억회가 넘는다는 집계도 존재한다. 대규모 검사는 540만 톤(t)의 온실가스 배출이라는 환경 오염을 초래했다. (과학저널 환경과학과 기술에 게재된 ‘코로나19 PCR 검사의 잠재적 환경적 영향’ 논문)

이에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정부의 공식 목표치인 5.5%를 크게 밑도는 4%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이 3.3%로 위축할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스탠다드차타드)

그럼에도 시진핑 주석은 “노인과 아이들 그리고 인민의 안전과 건강을 해칠 위험을 무릅쓰느니 차라리 일시적으로 경제 발전을 감수하는 편이 낫다”며 무관용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공고히했다.

◇ 10월 공산당 당 대회 이후 완화 가능성

중국 정부가 이렇게 14억 인민들의 통행 자유를 억압하는 이유는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10월16일 예정된 이 행사에서 시진핑 주석은 자신의 치적을 내세워 3연임을 확정지을 것이 유력해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저조한 코로나19 사망자 수와 확산세는 시 주석의 정치적 성과로 평가받는다면서 중국 정부가 이토록 제로 코로나에 연연하는 이유는 시 주석이 장기집권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일부는 시 주석이 당 대회에서 연임을 확정지은 뒤 제로 코로나를 완화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웨이 장 핀포인트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0월 당 대회 이후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수정해 경제 정상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씨티은행도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로 잃어버린 자본을 되찾기 위해 (위드 코로나 전환을) 결정하자 마자 강력하게 경제 회복을 밀어붙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 “2025년까지 ‘제로 코로나’ 정책 유지할 듯” 시각도

그러나 시진핑 주석이 2025년까지도 ‘위드 코로나’ 전환을 추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존재한다.

블룸버그통신은 팬데믹 영향으로 베이징 시민들이 2025년에도 여전히 며칠마다 PCR 검사에 응해야하며 생필품을 배급 받는 등 가상의 시나리오를 그렸다.

매체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치던 싱가포르와 호주 등 국가들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역시 뒤를 따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바이러스를 퇴치하겠다는 중국의 결의는 더욱 확고해졌다”면서 “이제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이 2022년 이후에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티엔레이황 연구원은 “우리 모두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치겠다는 중국의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지 과소평가했다”면서 “중국의 모든 정책은 제로 코로나라는 목표를 당성하기 위해 전개되고 있다”고 했다.

조에르그 뷔트케 중국 유럽연합상공회의소 의장은 “제로 코로나는 이제 시 주석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면서 “때문에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적어도 1년은 더 유지하려할 것이다. 가장 이른 (재개방) 시점은 2023년 하순으로 추측된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에게 가장 큰 도전은 14억명의 중국 인민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세계와 단절될 의향이 있는지 여부라면서 지난 6월 정부가 향후 5년간 제로 코로나를 유지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온라인상에서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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