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다 못 하다’는 말을 들은 美 대통령이 있다?![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10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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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 ‘양두구육’ 모욕적?
“고릴라” “돼지”로 불린 대통령도 있다
미 대통령들의 동물 비유 수난사


고릴라에 비유되는 수난을 겪었지만 실은 동물 애호가였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반려묘 ‘딕시’와 함께 찍은 사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도서관 및 박물관 홈페이지
고릴라에 비유되는 수난을 겪었지만 실은 동물 애호가였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반려묘 ‘딕시’와 함께 찍은 사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도서관 및 박물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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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정치권에서 난데없이 “개고기” “양 머리”가 등장했습니다. 집권당이 내홍을 겪는 과정에서 나온 단어들입니다. 이에 대해 “모멸감을 주는 언행”라는 반발이 나왔습니다.

동물에 비유해 상대를 비하하는 것은 미국 정치에서도 있는 일입니다. 단골로 등장하는 동물도 있습니다. 동물보호단체 PETA에 따르면 dog(개)은 blind loyalty(맹목적 충성심)를 의미합니다. chicken(닭)=coward(겁쟁이), rat(쥐)=snitch(고자질꾼). snake(뱀)=jerk(얼간이)를 상징합니다. PETA는 “동물 비유는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하다’는 잘못된 믿음을 심어주기 때문에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미국 역사에서 동물에 비유되는 수난을 겪은 유명 정치인들이 많습니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동물을 사랑하는 정치인이었지만 동물에 비유돼 조롱을 받기도 했습니다. 병약해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고릴라에 비유됐습니다. 에드윈 스탠튼 전쟁장관은 링컨 대통령이 남북전쟁을 불사하면서 노예제도 폐지를 고수하자 꿈쩍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밀고나간다는 해서 “original gorilla”(원조 고릴라)라고 불렀습니다. 링컨 대통령은 부하의 불경스러운 동물 비유를 “스탠튼 장관이 하는 말은 대부분 옳지”라며 웃어넘겼다고 합니다. 링컨 대통령이 지혜롭고 품위 있는 리더로 존경을 받는 이유입니다. 미국 정치에 등장했던 동물 비유 사례들을 알아봤습니다.


1945년 포츠담선언이 열린 독일을 방문한 해리 트루먼 대통령(오른쪽)과 그를 맞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장군(왼쪽). 해리 트루먼 대통령 도서관 홈페이지
1945년 포츠담선언이 열린 독일을 방문한 해리 트루먼 대통령(오른쪽)과 그를 맞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장군(왼쪽). 해리 트루먼 대통령 도서관 홈페이지


“The General doesn’t know any more about politics than a pig knows about Sunday.”(돼지가 일요일을 모르는 것처럼 장군은 정치를 모른다)

돼지는 동양에서 ‘부(富)’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서양에서는 ‘미련함’ ‘탐욕’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합니다. 돼지의 미련함에 빗댄 속담도 많습니다.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는 “값어치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보물도 소용없다”는 뜻입니다. 영어로는 ”do not throw your pearls to pigs”(진주를 돼지에게 던지지 마라)라고 합니다.

“pig doesn’t know about Sunday”(돼지는 일요일을 모른다)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모두 휴식을 취하는 주말에 돼지는 오로지 먹을 것만 챙긴다는 의미입니다.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후임자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조롱할 때 인용한 속담입니다.

트루먼과 아이젠하워는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2명의 군 출신 대통령입니다. 차이점은 트루먼 대통령은 ‘흙수저,’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금수저’라는 점입니다. 미주리 주 시골 농장에서 성장해 제1차 세계대전에 육군 보병으로 참전했던 트루먼 대통령은 제대 후 지역 정치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올라가 대통령이 됐습니다. 반면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에서 리더의 통치술을 배웠습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공을 세운 아이젠하워 장군에게 정치권에서 영입 러브콜이 쏟아졌습니다. 걸프전 이후 콜린 파월 장군의 위상과 비슷했습니다. 트루먼 대통령은 입이 거친 정치인이었습니다.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명언으로 유명한 그는 공식 석상에서 “damn”(제기랄)이라는 막말을 처음 쓴 대통령이기도 합니다. 트루먼 대통령은 정치 경력이 부족한 아이젠하워 장군이 스타급 정치인으로 대접받는 것이 못마땅했습니다. 아이젠하워 장군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일요일을 모르는 돼지”에 빗대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1933년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취임식 때 허버트 후버 전임 대통령(왼쪽)과 루즈벨트 대통령(오른쪽).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도서관 홈페이지
1933년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취임식 때 허버트 후버 전임 대통령(왼쪽)과 루즈벨트 대통령(오른쪽).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도서관 홈페이지
“He is a chameleon on plaid.”(그는 능수능란한 아첨꾼이다)

주변 상황에 맞춰 몸 색깔을 바꾸는 ‘chameleon’(카멜레온)은 적응력이 뛰어난 사람을 말합니다.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지조가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돼 욕이 되기도 합니다. 정치에서는 부정적인 의미가 강합니다. 원칙 없이 유리한대로 말을 바꾸는 사기꾼을 뜻합니다. 허버트 후버 대통령은 1932년 대선에서 맞붙은 프랭클린 루즈벨트 민주당 후보를 “카멜레온”이라고 불렀습니다.

‘plaid’(플레이드)는 체크무늬를 말합니다. “He wears a plaid shirt”는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있다”는 뜻입니다. ‘on plaid’는 ‘체크무늬 차림’이라는 뜻입니다. 체크무늬는 가로 세로 줄이 격자로 있어서 혼란스러워 보입니다. 본성을 알 수 없는 카멜레온에 체크무늬까지 더해지면 혼란의 강도는 더욱 높아집니다. ‘chameleon on plaid’는 ‘능수능란한 아첨꾼’을 뜻하는 정치 용어입니다.

후버 대통령 집권 말기인 1930년대 초에 기업들이 줄도산을 하고 실업률이 치솟는 대공황이 시작됐습니다. 후버 대통령이 별다른 처방을 내놓지 못한 가운데 루즈벨트 후보는 ‘뉴딜’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는 정부 주도의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our government is not the master but the creature of the people”(정부는 국민의 주인이 아니라 창조물이다)라고 역설했습니다.

뉴딜은 당시까지만 해도 검증되지 않은 공약이었기 때문에 국민들은 뉴딜이 제시하는 미래상에 대한 확신이 없었습니다. 루즈벨트 후보는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지지자 그룹의 특성에 맞게 뉴딜에 대한 설명을 바꿔나갔습니다. 그러다보니 뉴딜의 실체는 더욱 모호해지고 심지어 자기모순에 빠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후버 대통령은 루즈벨트 후보를 가리켜 “chameleon on plaid”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루즈벨트 후보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후버 대통령은 위기 대응력이 부족한 단임 대통령으로 끝났습니다.


1968년 백악관에서 딘 애치슨 전 국무장관(가운데)과 함께 베트남전 전략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린든 존슨 대통령(오른쪽). 위키피디아
1968년 백악관에서 딘 애치슨 전 국무장관(가운데)과 함께 베트남전 전략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린든 존슨 대통령(오른쪽). 위키피디아
“He's a real centaur - part man, part horse’s ass.”(그는 정말 반인반마 켄타우로스다. 반은 인간, 반은 멍청이)

딘 애치슨은 냉전시대 미국을 주름잡은 국무장관입니다. 1950년 미국의 극동 방위선에서 한국을 제외시킨 ‘애치슨 라인’을 발표해 6·25 전쟁 발발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을 듣기도 합니다. 1960년대 후반 그는 미국의 베트남전 전략에 대해 자문하는 과정에서 린든 존슨 대통령을 “horses’s ass”(멍청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외교계 원로인 애치슨 장관은 미국의 군사전략을 재고해 베트남에서 신속하게 철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현자들’(the Wise Men) 그룹의 1968년 백악관 회동에서였습니다. 존슨 대통령은 애치슨 장관이 이끄는 현자 그룹의 의견을 수용했습니다. 애치슨 장관은 1970년 퓰리처상을 받은 회고록에서 설득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고집이 센 존슨 대통령의 마음을 바꾸게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centaur’(켄타우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part man, part horse’(半人半馬)의 괴물입니다. 영어식 발음은 ‘센투어’인 괴물은 고집이 세고 다혈질의 특성을 가졌습니다. 애치슨 장관은 존슨 대통령을 “centaur”에 비유하면서 “part man, part horse’s ass”라고 비꼬았습니다. 영어에서 ‘ass’(엉덩이)가 들어가면 비속어가 됩니다. 애치슨 장관은 존슨 대통령을 괴물에 비유한 것도 모자라 ‘멍청이’라고 한 방 더 먹였습니다.
● 명언의 품격

1988년 대선 부통령 후보 TV 토론에서 댄 퀘일 공화당 후보(오른쪽)와 로이드 벤슨 민주당 후보(왼쪽). 위키피디아
미국 대선 시즌이 되면 대통령 후보 TV 토론회가 열립니다. 부통령 후보 토론회도 열립니다. 하지만 부통령 토론은 대통령 토론에 밀려 인기가 없습니다. 그런데 1988년 대선에서 이변이 벌어졌습니다. 대통령 후보인 조지 H W 부시와 마이클 듀카키스보다 부통령 후보인 댄 퀘일과 로이드 벤슨의 토론이 더 인기를 끌었습니다. 퀘일-벤슨 토론이 인기를 끈 것은 이 발언 덕분입니다.

“I served with Jack Kennedy. I knew Jack Kennedy. Jack Kennedy was a friend of mine. You’re no Jack Kennedy.”(나는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 나는 그를 알았다. 그는 내 친구였다. 당신은 케네디가 아니야)

당시 41세의 퀘일 후보는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존 F 케네디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부각시켰습니다. 자신의 나이가 케네디 대통령 취임 때 나이(44세)와 비슷하다고 했습니다. 의정 경력도 자신(12년)과 케네디 대통령(14년)이 비슷하다고 했습니다.

벤슨 후보는 퀘일 후보를 쳐다보며 “나는 케네디를 안다. 당신은 케네디가 아니야”라고 반박했습니다. 정치적 식견과 비전에서 퀘일 후보는 케네디 대통령과 비교 대상이 안 된다는 조롱이었습니다. 청중석에서 박수가 터졌습니다. 일격을 당한 퀘일 후보는 “that was really uncalled for”(그렇게까지 공격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응수했지만 토론의 분위기는 이미 벤슨 후보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토론 뒷얘기에 따르면 벤슨 후보 측은 퀘일 후보가 케네디 대통령 얘기를 꺼낼 것으로 알고 리허설 때부터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신은 케네디가 아니야”라는 명언이 즉석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철저한 연구 끝에 나온 답변이라는 것입니다. 퀘일 후보가 이전에도 케네디 비교 발언을 자주 했기 때문입니다.

벤슨 후보는 퀘일 후보를 공격하면서 자신이 케네디 대통령과 친구 사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은 안부 인사 정도를 나누는 사이였다고 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친하지는 않고 그냥 안면을 익힌 지인이 많아집니다. 이런 관계를 ‘nodding acquaintance’(너딩 어퀘인턴스)라고 합니다. ‘목례를 나누는 친분’이라는 뜻입니다.
● 실전 보케 360

8월 24일 대학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AP 뉴시스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쉬운 단어를 활용해 영어를 익히는 코너입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대학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을 놓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학자금을 대출 받아 대학을 다닌 젊은이들의 부채를 1인당 2만 달러까지 감면시켜주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공정성 논란, 포퓰리즘적 정책 의도, 물가상승 유발 요인 등 다각도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가족사까지 거론하며 탕감 계획의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자식 4명의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해 자동차 영업을 하던 아버지가 기름때를 묻혀가며 수리 업무까지 ‘투잡’을 뛰었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education is a ticket to a better life”(교육은 더 나은 삶을 향한 티켓)이기 때문에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였습니다.

“the outrage over helping working people with student loans is just simply wrong. Dead wrong.”(학자금 대출 문제를 가진 근로자들을 돕는 계획에 분노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정말 잘못된 일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탕감 계획에 분노를 표하는 이들에게 “wrong”이라고 두 차례 강조했습니다. 두 번째 ‘wrong’ 앞에는 ‘dead’를 붙였습니다.

‘dead’은 ‘죽은’이라는 뜻 외에 ‘정말’ ‘진짜’라는 뜻도 쓰입니다. 자신의 진정성을 강조하는 표현법입니다. 미국인들은 “I’m dead tired”이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피곤해 죽겠다”는 말입니다. “I’m dead serious”라는 말도 자주 합니다. “나 정말 심각해” “내 말 진짜야”라는 뜻입니다. ‘dead’의 사촌격으로 ‘drop dead’가 있습니다. ‘죽음으로 떨어지다’ ‘급사하다’라는 뜻으로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성에게 “drop dead gorgeous”(드롭 데드 고저스)라는 찬사를 보냅니다. 그냥 “drop dead!”라는 명령형으로 쓰면 “꺼져!” “입 다물어!”라는 뜻입니다.
●이런 저런 리와인드

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장기 연재된 ‘정미경 기자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칼럼 중에서 핵심 아이템을 선정해 그 내용 그대로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미국 대통령 중에서 모욕적인 발언을 자주 한 리더를 꼽으라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상식과 예의를 벗어난 그의 거친 발언 때문에 많은 미국인들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오늘은 2018년 6월 26일에 소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네임 콜링’(모욕적 별명 부르기)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2018년 캐나다 퀘벡에서열린 주요7개국 정상회의에서 관세 부과 문제로 쥐스탱 트위도 캐내다 총리(오른쪽)와 감정싸움을 벌인 뒤 굳은 얼굴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캐나라 총리실 홈페이지
2018년 캐나다 퀘벡에서열린 주요7개국 정상회의에서 관세 부과 문제로 쥐스탱 트위도 캐내다 총리(오른쪽)와 감정싸움을 벌인 뒤 굳은 얼굴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캐나라 총리실 홈페이지
▶2018년 6월 26일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180626/90758187/1

지난해 핵 문제 때문에 극도로 사이가 나빴을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little rocket man”(리틀 로켓맨)이라고 부른 적이 있습니다. 이 별명을 들은 김 위원장은 매우 기분이 상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상대에게 모욕적인 별명을 붙여 부르는 것을 ‘name calling’(네임 콜링), ‘call names’라고 합니다. 이름은 신성한 개인 정보이기 때문에 크게 떠벌리지 않는 것이 미국식 예의입니다. 그런 이름을 ‘call’(부른다)한다는 것은 ‘욕을 하다’ ‘나쁜 식으로 말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네임 콜링’은 정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대 비방 전략 중의 하나입니다.

“Cryin’ Chuck, I’m going to ask him who is his acting coach.”(울보 척에게 가짜 눈물 흘리는 법을 가르친 연기 코치가 누군지 물어봐야겠다)

미 의회에서 민주당의 ‘톱’이라고 할 수 있는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감정이 풍부한 슈머 의원은 의회 연설에서 몇 차례 울먹인 경험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Crying Chuck’(울보 척)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이 눈물이 연기용 가짜 눈물이라고 놀립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울보 척에게 가짜 눈물 흘리는 법을 가르친 연기 코치가 누군지 물어봐야겠다”고 조롱하자 지지자들 사이에서 폭소가 터졌습니다. 

“Wacky Jacky is campaigning with Pocahontas.”(괴짜 재키가 포카혼타스와 함께 유세를 벌이고 있네)

‘Pocahontas’는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 중의 한 명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붙인 별명입니다. 워런 의원의 원주민 혈통이 논란이 되자 디즈니 영화 주인공 ‘포카혼타스’에 빗대 붙인 별명입니다. ‘Wacky Jacky’(왜키 재키)는 네바다 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의 재키 로즌 후보에게 트럼프가 붙인 별명입니다. ‘wacky’는 ‘괴짜’라는 뜻입니다. 얼마 전 워런 의원과 로즌 후보가 공동 유세를 벌이자 트럼프 대통령은 “왜키 재키가 포카혼타스와 함께 유세를 벌이고 있네”라고 비꼬았습니다. ‘정신 나간 여성 2명이 끼리끼리 어울려 다닌다’는 비하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It might be Prime Minister Abe, or Justin from Canada.”(아베 총리였나, 캐나다의 저스틴이었나)

‘캐나다의 저스틴’이 누구일까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관세 부과 문제로 싸운 저스틴(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붙인 별명입니다. 귀국 후 트럼프 대통령은 “G7 회의에서 좋은 친구들을 사귀었다”며 여러 리더들을 사례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베 총리에게는 깍듯하게 “Prime Minister”(총리)라는 직함을 붙이면서 트뤼도 총리는 그냥 “Justin from Canada”(캐나다의 저스틴)라고 불렀습니다. 외교 결례입니다.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뤼도 총리를 거론할 때마다 “캐나다의 저스틴 있잖아”라고 업신여기듯이 말했습니다. 아마 ‘젊고 잘생긴 저스틴’이라서 미워하는 것이겠죠.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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