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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검증 병목’에 1급 공무원 5명 중 1명 공석, 일은 누가 하나

입력 2022-08-06 00:00업데이트 2022-08-06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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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부처 공무원 사회가 요즘 붕 떠 있는 분위기라고 한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석 달 가까이 지났지만 1급 고위직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인사 먹통’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과장 인사까지 연쇄 차질을 빚으면서 다들 “언제 인사가 나나” 하고 게시판만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1개 중앙부처(18개 중앙부처와 국무조정실,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의 1급 자리 103개 중 23개가 공석인 것으로 파악된다. 5명 중 1명꼴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는 1급 자리의 절반이 비어 있다. 교체 대상이지만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자리를 지키고 있는 1급들까지 포함하면 실질적 공석 비율은 더 높아진다.

인사 지체는 업무 공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장관 후보자 2명이 잇달아 낙마한 복지부가 단적인 예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고 있지만 방역 실무를 지휘할 보건의료정책실장은 80여 일째 공석이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담당하는 인구정책실장 자리도 비어 있다. 1급은 아니지만 연금정책국장도 공석이다. 국토교통부는 화물연대 총파업 등 업무를 총괄하는 교통물류실장 자리가 비어 있고, 노동부는 노동정책을 총괄하는 노동정책실장 자리를 채우지 못한 상태다.

이는 장관이 인사권을 적절히 행사하지 못하거나 검증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있는 탓이다. 현 정권 실세 등을 통한 인사 민원, 문재인 정권 때 잘나갔던 고위직들의 구명 운동 등으로 뒤숭숭한 부처도 한둘이 아니다. 인사안을 올려도 한 달째 감감무소식인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법무부에 신설된 공직자인사검증단이 검증을 맡고 있지만 시스템 미비나 역량 미흡 탓에 ‘병목’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부처에선 1급 업무를 차관이 겸하거나 산하 총괄 국장이 임시로 수행할 수밖에 없다. 적극적으로 일하기보다 그때그때 현안 처리에 급급해하는 실정이다. 검증 병목, 인사 먹통은 속히 바로잡아야 한다. 곧 정권 출범 100일을 맞는 상황에서 관가가 온통 인사 소식에만 정신이 팔려 있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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