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특수부 前官 인맥의 쌍방울 영장 유출… 구린 게 이것뿐일까

입력 2022-08-06 00:00업데이트 2022-08-06 03:57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수원지검이 수사 중인 쌍방울그룹에 대한 수사기밀을 유출한 검찰 수사관과 이 수사관으로부터 수사기밀을 전달받은 수사관 출신의 쌍방울 임원이 그제 긴급 체포됐다. 전·현직 수사관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서 근무한 적이 있으며, 유출된 수사기밀에는 계좌영장 초안까지 포함됐다고 한다. 검찰은 쌍방울 측을 변호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에게 이 기밀이 흘러간 것으로 보고 있다.

계좌영장은 강제수사의 첫 단계로 가장 높은 단계의 밀행성이 요구된다. 검찰 내부에서도 수사팀 외에는 계좌추적 여부조차 알기 어렵다. 수사팀에서 계좌영장 초안을 넘겨받은 측은 수사에 미리 대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당연히 검찰 수사가 왜곡되고, 더뎌질 수밖에 없다. 단순한 친분 관계로 이런 보안성이 높은 영장을 주고받을 리가 없기 때문에 대가 관계나 다른 이유가 있는지까지 수사해야 한다.

더 심각한 것은 드러난 수사기밀 유출이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점이다.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기 전인 올 6월 쌍방울그룹의 실소유주가 갑자기 해외로 출국했고, 법률상 대표 역시 국내에 없다. 금융정보분석원이 쌍방울그룹의 전환사채 발행 과정에서 일어난 수십억 원대의 수상한 자금 거래 의혹에 대해 검찰에 수사 의뢰한 것은 지난해 11월이었다. 이후 시세조종 의혹까지 제기돼 수사 필요성이 커졌다. 그런데도 검찰은 핵심 경영진을 출국금지하지 않았다. 특수부 네트워크가 검찰 수사 전반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특수부 출신 전관의 폐해는 검찰개혁의 주요 동력일 정도로 심각했다. 2년 전엔 라임 사건 핵심 피의자의 변론을 맡은 또 다른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가 룸살롱에서 피의자와 술을 마시다가 그 사건을 수사 중이던 후배 검사를 불러낸 적이 있다. 당시 수사팀이 해체되고, 전·현직 검사가 수사까지 받았는데 그 뒤로도 특수부 인맥의 공생 관계가 바뀌지 않은 셈이다. 무너진 검찰의 신뢰를 되찾으려면 수사를 받아야 하는 피의자가 전관 덕에 수사망을 피해 갈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