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군사 긴장속… “펠로시 대만 안갈듯”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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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항모-中전투기 대만 인근으로
美의회선 “굴복말라” 초당적 지원
바이든-시진핑 전화 회담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다음 달 대만 방문 의지를 고수하던 미국 권력 서열 3위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사진)이 대만을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 보도했다. 방문 계획이 알려진 후 중국이 연일 군사 위협의 강도를 높이는 데다 28일 진행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전화 회담 결과,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도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펠로시 의장은 대만행 취소에 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고, 미 의회에서도 중국에 굽히면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아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펠로시 의장이 다음 달 초 일본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을 찾을 계획이며 당초 예정한 대만 방문 대신에 말레이시아를 경유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대만행 추진 보도가 나온 후 미중 군사 갈등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이 유도미사일 순양함 ‘앤티텀’, 유도미사일 구축함 ‘히긴스’ 등과 함께 25일 싱가포르를 출발해 남중국해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미군은 이 항모전단의 최종 목적지를 밝히지 않았으나 현재 방향으로 계속 움직이면 대만해협에 이를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 인민해방군 역시 푸젠성 룽톈(龍田) 공군기지에 ‘젠(J)-11’, ‘젠-16’, 무인기(드론) 등 최신 장비를 집결시키며 세를 과시하고 있다. 이 기지의 비행기는 대만까지 7분이면 닿을 수 있다.

중국 일각에서는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을 강행하면 28일 양국 정상의 합의 내용이 무효화될 것이란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 미중관계 전문가 뤼샹 연구원은 SCMP에 “펠로시 의장이 두 정상의 통화 후에도 대만 방문 결정을 바꾸지 않으면 통화에서 이뤄진 합의가 모두 무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 의회는 초당적으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독려하며 중국에 굴복하지 말라는 뜻을 보이고 있다. 야당인 공화당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는 “지금은 물러서지 말아야 한다”며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을 지지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펠로시 의장#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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