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죄수 맞교환 제안한 러 ‘죽음의 상인’ 알고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8일 14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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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상인’으로 알려진 러시아 무기 거래상 빅토르 보우트가 미국과 러시아의 거래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우트는 2005년 미국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한 할리우드 영화 ‘로드 오브 워’ 실제 주인공이다. 소련군 장교 출신인 그는 현재 살인 등 혐의로 미국에서 25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27일(현지 시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올 2월 러시아 입국 과정에서 마약 밀수 혐의로 체포된 미 여자프로농구(WNBA) 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 2018년 간첩 혐의로 징역 16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폴 휠런을 석방시키기 위해 지난달 러시아에 “실질적인 제안”을 했다고 발표했다. 미 CNN방송은 실질적 제안 대상이 보우트이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법무부 반대에도 올 초부터 맞교환을 검토했다고 전했다.

보우트는 미국인을 살해하고 대공미사일을 밀수출하며 테러조직에 무기를 지원한 혐의로 2012년부터 복역 중이다. CNN은 타지키스탄 출신으로 6개 국어를 구사하는 그가 1990년대부터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아프가니스탄 같은 세계 분쟁지역에 화물비행기를 조립해 무기를 싣고 팔아왔다고 보도했다.

1967년생으로 알려진 그는 러시아 군첩보기관으로 알려진 ‘외국어 군사 연구소’를 졸업했다고 과거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름이 다른 여권 여러 개를 사용해 논란이 됐다.

통역장교로 일하던 그는 옛 소련 해체 후 항공수송업에 종사하다 무기 밀매에 발을 들여놓았고 죽음의 상인으로 통했다. 그는 2008년 태국에서 콜롬비아 좌익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에게 무기를 판매하려다가 미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의 위장 작전에 붙잡혔다. 미 맨해튼 검찰은 그를 기소하며 “보우트는 수년간 국제 무기 밀매 1위를 기록했고 전 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인 분쟁에 무기를 공급했다”라며 “미국인 살해 테러조직에 엄청난 양의 군대 무기를 제공했음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보우트는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도 “근거 없고 편파적인 선고”라며 석방을 요청해왔다. 앞서 그는 2002년 모스크바에서 CNN과 인터뷰할 때 탈레반과 알카에다, 아프리카 반군에 무기를 공급한 대가로 ‘피 묻은 다이아몬드’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평생 다이아몬드를 만져본 적도 없다. 모든 게 거짓말”이라고 부인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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