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내부총질 하던 당대표 바뀌니 달라져” 권성동에 문자 파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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權과 주고받은 메시지 포착

26일 오후 4시경 국회 본회의장에서 개최된 대정부질문 도중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휴대전화로 윤석열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향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쓴 메시지 등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26일 오후 4시경 국회 본회의장에서 개최된 대정부질문 도중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휴대전화로 윤석열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향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쓴 메시지 등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 대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는 표현을 쓴 장면이 포착돼 파장이 일고 있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당 문제는 지켜보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이 대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해 왔다. 하지만 이날 이 대표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가 여과 없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 尹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 바뀌니 달라져”
한 야당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국회 본회의장에서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하는 사이 권성동 원내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에 대해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 받은 사진 기사를 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 야당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국회 본회의장에서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하는 사이 권성동 원내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에 대해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 받은 사진 기사를 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회 사진기자단은 26일 오후 4시경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을 지켜보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휴대전화에서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은 장면을 포착했다.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는 권 원내대표에게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국민의힘이 최근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맞불을 놓는 동시에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 불거진 경란(警亂)을 조기 진압하는 데 앞장섰던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는 체리 캐릭터가 엄지를 들어 보이는 이모티콘 메시지를 권 원내대표에게 보냈다.

메시지가 공개된 후 논란이 커지자 권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가 노출돼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라며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선배 동료 의원들께도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오랜 대선 기간 이 대표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적이 전혀 없었다”며 “저를 위로하며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을 사용하신 것으로 생각된다”고 해명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었다”며 “우발적인 상황에서 언론에 노출된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은 이날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 野 “尹, 이준석 징계 배후 의구심” 맹공
이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의 표현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당원들을 만나는 지방 순회 행보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언론에 공개된 지 35분 만에 페이스북에 울릉도 사진을 올리며 “최근에야 울릉도 순환도로가 완공된 것처럼 지금까지 도서 지역에 대한 투자는 항상 더디게 진행되었고 그래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썼다. 550자 분량의 글에 정치적 메시지는 없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리위원회 징계 절차 이후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이 대표 입장에선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불편했던 관계가 그동안 공식화되지 않았다가 이제야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조오섭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민생 챙기기에 분초를 다퉈도 부족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 걱정은 안중에도 없이 뒤에서 몰래 당권 싸움을 진두지휘했다는 말이냐”고 날을 세웠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오늘 주고받은 문자를 보니 이 대표를 징계하고 내치는 데 (윤 대통령이) 배후 역을 맡지 않았나 의구심이 든다”고 쏘아붙였다.

그런 가운데 권 원내대표가 이날 윤 대통령에게 “강기훈과 함께”라고 텔레그램 메시지를 입력하는 장면도 포착돼 강 씨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1980년생인 강 씨는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9년에는 우파 성향 정당인 ‘자유의 새벽당’ 창당을 주도했고 대표까지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권성동#문자 파문#내부총질 하던 당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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