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시간 택시요금 25% 이상 오를 듯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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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25% 인상으론 승차난 해결 어렵고 2배는 너무 많아”
元 라디오 출연 “적정선 대안 마련”
국토부 “떠난 택시기사들 돌아오게 플랫폼과 수익 분배 구조 만들것”
이동거리 따라 요금 탄력적용 검토…효과 없을땐 강제배차 방안도 고려

택시대란 해소를 위해 정부가 카카오택시 같은 플랫폼 택시에 탄력요금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심야 시간 택시요금이 최소 25% 이상 오르되 두 배는 넘지 않는 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택시기사 부족으로 택시대란이 불거진 만큼 수요가 몰리는 시간에 택시요금을 올리면 기사 수익 증대로 이어져 택시 공급 증가를 유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1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와 플랫폼 사업자, 법인·개인 택시업계는 심야 시간(오후 10시∼오전 2시) 요금을 25%에서 100% 이내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심야 시간에 택시 요금을 올려 택시가 부족한 시간에 택시 공급을 늘리되 요금을 과도하게 올리면 소비자 부담이 커질 걸 우려해 인상 하한선을 100%로 묶어두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택시요금을 25% 인상하는 안으로는 승차난을 해결하기 힘들고 업계가 요구하는 2배는 너무 많다”며 “적정선에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국토부는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T’의 ‘블루’처럼 호출료를 지불하거나 이동거리만큼 요금을 올려 받는 방식 등을 검토 중이다. 또 택시업계를 떠난 기사들을 유인하기 위해 늘어난 수익의 일정 비율이 기사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택시는 많지만 택시기사가 부족해 승차난이 발생한다”며 “요금 인상으로 늘어난 수익을 플랫폼 사업자에 몰아주지 않고 택시기사와 나눌 수 있게 구조를 짜겠다”고 했다.

실제로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법인택시 기사 수는 올해 5월을 기준으로 2만710명으로 2019년 말(3만991명)보다 33.2% 감소했다. 택시기사들이 배달이나 대리기사로 넘어가면서 법인택시 가동률은 2019년 1분기(1∼3월) 50.4%에서 올 1분기 31.5%로 감소했다. 서울 법인택시 10대 중 7대는 주차장에 멈춰 서 있는 셈이다.

국토부는 탄력요금제를 도입하고도 효과가 없으면 배차를 강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원 장관은 “(기사와 플랫폼 사업자가) 요금만 받아가고 불편이 해소되지 않으면 강제배차 또는 강제운행까지도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수익성 개선을 기대했다. 한 모빌리티 기업 관계자는 “탄력요금제를 심야 시간에 먼저 도입한 뒤 출근시간에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했다.

다만 원 장관이 전날 “타다 등 승차공유 플랫폼을 금지했던 2년 전과 상황이 다르다”며 규제 완화를 시사했으나 국토부는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 대신 국토부는 교통약자 택시나 반려동물 탑승 택시 등 법 개정 없이 가능한 신규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택시대란#심야#택시요금#국토교통부#원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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