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도 “개발자 따라 강남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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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독립기업 ‘아이들나라CO’
인재 확보에 좋은 테헤란로 이전
황현식 사장, 전폭 자율권 부여
R&D 부서 제안을 경영진 수용

정보기술(IT) 업계의 ‘강남행’에 LG유플러스가 가세했다. 영유아 모바일 미디어 플랫폼을 운영하는 ‘아이들나라컴퍼니(아이들나라CO)’를 개발인력 확보를 위해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로 이전한 것이다. LG유플러스가 강남에 사업부를 두는 것은 2010년 LG데이콤과 LG파워콤이 합병한 뒤 처음이다.

18일 LG유플러스는 아이들나라CO가 서울 중구 LG서울역빌딩에서 강남구 테헤란로의 한국과학기술회관으로 이전했다고 밝혔다. 아이들나라CO는 올해 초 신설된 사내독립기업(CIC·Company-in-company)이다. 50여 명의 개발자를 포함한 130여 명의 아이들나라CO 직원은 회관의 한 개 층을 사용한다.

LG유플러스가 강남으로 사업부를 이전시킨 것은 우수한 개발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2012년 경기 성남시에 판교테크노밸리가 조성된 뒤 카카오, 엔씨소프트, 안랩 등 IT 기업이 판교에 자리 잡기 시작했고, 덩달아 개발자들도 판교, 강남으로 몰렸다. IT 업계 관계자는 “판교 인근 사무실은 인재 영입을 위한 필수조건이 됐다”고 했다. 전체 조직의 약 40%가 개발자인 아이들나라CO도 개발인력 확보를 위해 테헤란로로 이전한 것이다. 아이들나라는 인터넷TV(IPTV),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하고 있어 추가 개발인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아이들나라CO의 강남 이전은 개발자로 구성된 연구개발(R&D) 부서 ‘아이들나라 CTO’를 중심으로 추진됐다. R&D 부서에서 먼저 인력 확보를 위해 강남 지역 오피스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현업 부서의 제안을 경영진이 받아들인 것이다.

이는 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CEO)인 황현식 사장이 아이들나라CO에 자율권을 부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황 사장은 이달 초 임원진과 가진 오프라인 워크숍에서 “고객경험 혁신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우수 인재 확보다. 우수 인재들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 조직체계 등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3개 사업조직을 ‘스쿼드(Squad)’로 만들고 유사 스쿼드를 ‘트라이브(Tribe)’로 묶는 애자일 조직을 도입했다. LG유플러스의 데이터사업과 인공지능(AI) 개발 등을 맡고 있는 최고데이터책임자(CDO) 조직에서는 2024년까지 200여 명의 개발자를 추가로 채용해 현재 인원의 두 배 수준인 400여 명으로 전문 인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CDO 조직도 1000억 원 이상의 예산권을 부여받아 R&D, 인재 확보 등에 자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lg유플러스#강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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