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연임’ 결정 앞두고… 中 잇단 ‘민생불만 시위’ 긴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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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 피해자 1000여명
시안市 은행감독국 에워싸고 시위
中당국, 체제 불만으로 번질까 우려
시진핑, 신장위구르 찾아 안정 강조

하반기 제20차 중국공산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지으려는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경제난에 따른 잇따른 시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 2분기(4∼6월) 성장률이 0.4%에 그칠 정도로 경기 둔화 조짐이 뚜렷한 데다 부동산 및 금융권 부실로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강력한 언론 통제로 관련 보도를 막고 있지만 장기집권에 대한 국내외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사회 안정이 절실한 그에게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미국의소리(VOA) 등에 따르면 14일 산시성 시안에서는 1000여 명의 시위대가 시내 중심가의 은행 감독국 건물을 에워싸고 시위를 벌였다. 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식으면서 아파트 분양 대금을 치렀음에도 공사 중단으로 입주하지 못한 여러 아파트 분양자들이 모여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이다. 그간 공사 중단 아파트의 일부 분양자들이 산발적 시위를 벌인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중국 관영 언론이나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관련 소식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앞서 지난달 말에도 중국 최대 부동산업체지만 파산 위기에 몰린 헝다가 장시성에 지은 한 아파트에서 역시 공사 중단으로 입주하지 못한 피해자들이 집단적으로 주택담보대출 상환 거부에 돌입했다. 중국 전역에서 비슷한 처지의 피해자들이 동조하면서 대출 상환 거부 운동 또한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달 10일 허난성 정저우에서는 약 3000명이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의 정저우 지점 앞에서 시위를 벌여 유혈사태까지 발생했다. 허난성 내 4개 소형 은행이 경영난으로 예금자 약 40만 명의 돈을 4월부터 돌려주지 못하자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특히 경찰의 거친 진압으로 일부 시위대는 피를 흘리거나 큰 부상을 입었다.

시 주석은 12∼15일 서방이 소수민족 탄압으로 비판하고 있는 신장위구르 자치구를 찾았다. 그는 “장기적 안정에 관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민심”이라며 ‘안정’을 거듭 강조했다. 그가 2014년 이후 8년 만에 신장위구르를 찾은 것은 국내외 비판을 의식하지 않고 3연임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뜻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시진핑#시진핑 3연임#경제난#민생불만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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