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꿈꿨는데…모기 물려 사망한 20대 英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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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7월 8일 2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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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기빙(JustGiving) 캡처
저스트기빙(JustGiving) 캡처
조종사를 꿈꾸던 21세 영국 여성이 모기에 물려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BBC는 영국 항공 이지젯의 조종사 훈련생 오리아나 페퍼가 지난해 7월 7일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모기에 물린 뒤 5일 만에 숨졌다고 보도했다.

젊고 건강한 여성이 모기에 물려 사망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어서 사인을 두고 의문이 제기됐다. 더군다나 페퍼는 이전에도 모기에 물린 적이 많았지만 이상 증세가 나타난 적은 없었기에 당국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고자 조사에 나섰다.

이날 영국 서퍽주 검시관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는 페퍼의 사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공개됐다.

당시 페퍼는 이지젯 이론 시험에 합격한 뒤 벨기에에서 3개월째 비행에 대한 훈련을 받고 있었다.

그러던 중 모기에 이마와 오른쪽 눈 주위를 물렸다. 얼마 뒤 모기에 물린 상처 부위가 심하게 부어올랐고 페퍼는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응급실에선 항생제를 처방해주고 돌려보냈다.

페퍼는 이틀 뒤 쇼크 증상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증세는 더욱 악화해 사흘 뒤 결국 패혈성 색전증으로 사망했다. 모기에 물린 상처로 박테리아인 황색포도상구균이 침투했고 이 균이 뇌로 향하는 동맥을 막아 사망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절 파슬리 검시관은 “페퍼는 모기에 물린 부위에 감염이 생겨 사망했다. 이런 사례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며 “모기가 아니었다면 멋진 이력을 쌓았을 그에게는 분명히 비극”이라고 밝혔다.

페퍼의 아버지는 “페퍼와 함께 비행기를 타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었다”면서 “페퍼는 조종사가 되기 위해 훈련을 받았고 꿈을 이루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페퍼의 어머니는 영국 여성 조종사협회와 함께 조종사를 꿈꾸는 여성들을 위한 작은 장학 재단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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