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함께 떠나요! 세계지리 여행]점점 줄어드는 우리나라 인구… ‘저출산’ 원인은 무엇일까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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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출산율 2.1명 이하면 ‘저출산’
한정된 자녀 교육 비용 등 이유로 대부분의 선진국서 출산율 감소
우리나라는 2019년 0.92명으로 OECD 회원국 1.61명보다 낮아
저출산 지속되면 사회적 문제 발생, 젊은 세대가 감당할 복지 비용 증가
생산-소비 줄어 경제 위축 위험도

곧 7월 1일이 됩니다. 7월 1일은 통계학적으로 연앙인구의 기준이 되는 날입니다. 연앙(年央)인구란 ‘한 해의 중앙에 있는 인구’로 그 연도를 대표하는 인구입니다. 매해 첫날인 1월 1일의 인구와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의 인구를 산술평균하여 계산하지요. 2021년의 연앙인구는 통계청 기준 5133만3252명이었고 2020년은 5134만9259명이었습니다. 2020년과 2021년 사이 대한민국의 총인구는 이미 1만6007명 감소했습니다.

인구 감소의 근본 이유는 바로 저출산입니다. 이런 저출산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선진국 대부분에서 저출산은 공통으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오늘은 지리학의 여러 분야 가운데서도 인구지리학의 연구 주제 중 하나인 저출산의 원인과 문제점, 그리고 해결 방안을 살펴보겠습니다.
○ ‘저출산’이란 무엇인가요?

남녀 한 쌍이 만나 자녀를 갖는 상황을 생각해 봅시다. 두 사람이 몇 명의 자녀를 낳아야 인구가 유지될까요? 단순 계산으로는 두 명을 낳으면 인구가 유지될 것 같지만 태어난 자녀가 일찍 사망할 수도 있기에 두 사람이 2.1명의 자녀를 출산해야 인구가 유지된다고 봅니다. 이 2.1명을 인구지리학에서는 인구 대체 수준이라고 합니다. 저출산이란 여성이 평생 출산하는 자녀의 숫자(이를 합계출산율이라고 합니다)가 인구 대체 수준인 2.1명보다 낮은 현상을 의미합니다.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만든 국제기구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2019년 기준 1.61명입니다. 미국은 1.71명이며 독일은 1.54명입니다. 이웃 나라 일본은 1.36명입니다. 많은 선진국이 저출산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2019년 0.92명, 2020년 0.84명으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이긴 합니다.
○ 선진국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
선진국에서 저출산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남녀 모두 사회에 진출하여 노동하는 풍조, 자녀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 양육 비용의 증가 등 다양한 원인이 분석되었습니다. 이 중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게리 베커 교수의 주장은 흥미롭습니다.

베커 교수는 선진국의 부모들은 자녀가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은 소득을 얻는 직업을 갖게 되어 풍족한 인생을 살게 해주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려면 자녀에게 많은 교육적 투자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부모가 투자할 수 있는 교육 비용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자녀를 많이 낳으면 교육 비용 역시 증가하므로 선진국의 부모들은 여러 명의 자녀를 낳기보다는 소수의 자녀를 낳아 총 투자 비용을 줄이고자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선진국이 저출산을 겪는 원인으로 매우 설득력 있는 주장입니다.
○저출산은 도대체 왜 문제인가요
저출산이 가져올 문제는 다양합니다만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사회적 비용의 증가입니다. 저출산은 보통 고령화와 함께 발생합니다. 선진국의 높은 의료수준 덕에 노인의 수명은 연장되지만 젊은 세대는 저출산으로 감소하기에 노인의 비율이 증가하는 고령화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노인 인구를 부양하기 위한 복지 및 의료 등 각종 사회적 비용의 증가는 인구가 감소하는 젊은 세대에게 큰 부담이 됩니다.

두 번째는 경제의 위축입니다. 경제는 생산과 소비가 순환하며 발전하게 됩니다. 하지만 저출산으로 총인구가 감소하면 생산과 소비도 감소하여 경제가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어떤 이들은 로봇이 생산을 대신하므로 경제가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로봇이 소비까지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인구의 감소는 경제의 위축을 가져올 수밖에 없으며 경제의 위축은 우리가 지금과 같은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아이 낳는 사회’를 만들려면
저출산 해결은 어렵습니다. 주요 선진국이 이를 위해 천문학적 비용을 투자했지만, 아직 저출산을 완벽히 해결한 국가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저출산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더욱 심각합니다. 그 주요 원인으로 낮은 비혼출산율이 있습니다. 비혼출산율은 혼인하지 않은 남녀 사이에서 태어나는 자녀의 비율을 의미하는데요. 다른 나라에서는 혼인하지 않고도 남녀가 함께 자녀를 낳아 키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2018년을 기준으로 OECD의 평균 비혼출산율이 40.7%인 데 비해 우리나라의 비혼출산율은 2.2%에 불과합니다. 영국의 비혼출산율은 48.2%이며 프랑스는 60.4%나 됩니다. 아마도 비혼출산을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다고 보는 우리 사회의 유교적 가치관이 원인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고 비혼출산에 대한 우리의 시선 또한 변화의 흐름에 있습니다.

최근에는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 해외 이주민을 많이 받자는 방안도 나옵니다. 하지만 다문화 사회에 대한 준비 부족 등 걸림돌이 적지 않습니다. 다른 문화를 바라보는 관용적 시각이 필요합니다. 이 외에도 국가의 양육비 지원 확대, 육아의 남녀 분담, 보육시설 확충 등 다양한 방안이 있습니다만 보다 획기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저출산 해결의 주체는 여러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에게 우리 사회의 미래와 운명이 달린 셈입니다.


안민호 마포중 교사
#우리나라 인구#저출산#연앙인구#7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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