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모에 미사일·전투기까지… 北 연쇄도발에 한미 대응수위도 높아져

한미 공군 전투기가 7일 서해상 공역에서 편대비행 훈련을 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 뉴스1

북한의 올해 연이은 무력도발에 따른 한미 군 당국의 대응 수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미 양국 군은 북한의 지난 5일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8발 ‘일제 발사’에 따른 대응 및 경고 차원에서 6일 연합 지대지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7일엔 연합 전투기 편대를 동원한 공중무력시위를 벌였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F-35A와 F-15K·KF-16 등 우리 공군 전투기 16대, 그리고 주한 미 공군 소속 F-16 전투기 4대 등 총 20대는 이날 오전 서해 공역에서 완전무장 상태로 공격 편대군을 구성해 비행했다.

이번 무력시위에 동원된 F-35A는 우리 공군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로서 유사시 적의 레이더망을 피해 적진에 잠입할 수 있다.

F-15K와 KF-16 또한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들로 각각 무기 장착량과 기동성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기종들이다.

이들 전투기가 동해가 아닌 서해 상공에서 무력시위를 벌인 데는 ‘유사시 북한의 도발 원점은 물론 수도 평양의 지휘부까지 타격하겠다’는 경고성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 군이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도발(5일)에 따른 대응 차원에서 6일 지대지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8발을 동해상으로 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2.6.6/뉴스1

최근 북한은 평양의 순안국제공항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공 레이더망이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입장에선 스텔스 전투기가 포함된 한미 공중전력의 이 같은 비행이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 공군은 이날 무력시위에 앞서 지난달 24일엔 북한의 도발 징후에 대한 사전 경고 등의 의미를 담아 무장한 F-15K 전투기 30여대가 활주하는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하루 뒤인 지난달 2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과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연속 발사하며 무력도발을 감행했다.

지난 2일 우리 해군 대형 수송함 ‘마라도함’에 미 해군의 MH-60 헬기가 착함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2.6.4/뉴스1

이런 가운데 한미 양국 군은 이달 2~4일엔 북한의 추가 무력도발 대비 및 억제 차원에서 미 해군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까지 동원한 연합 해상훈련을 벌이기도 했으나, 북한은 그에 반발하기라도 하듯 5일 재차 미사일 도발에 나섰다. 올해 18번째 무력도발이었다.

게다가 북한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소재 핵실험장에서 제7차 핵실험을 위한 준비도 마치고 현재 그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한미 연합전력의 연이은 대북 경고성 무력시위에 대해 “지대지미사일 발사를 통해 북한의 도발원점과 지휘·지원세력을 타격할 수 있는 대응역량을 과시했다면, 전투기 훈련에선 선제타격 역량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문 센터장은 “이는 실효적이고 실질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서 한미정상이 지난달 21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연합훈련 강화의 연장선으로 볼 수도 있다”며 “동시에 핵실험을 준비 중인 북한에 경고장을 보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도발 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조현동 외교부 제1차관과의 회담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신속하고도 강력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