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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공급 막는 ‘분상제’ 손 안 보면 부동산 문제 해결 어렵다

입력 2022-05-23 00:00업데이트 2022-05-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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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현장에 유치권 행사 현수막이 내걸린 채 공사가 중단돼 있다. 2022.4.27/뉴스1
최근 서울의 아파트 분양이 급감하면서 주택 공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정상화할 것이라는 기대에 어긋나는 모습이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건축 자재값이 폭등한 데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가 공급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올해 상반기 중 서울에서 분양될 것으로 예상됐던 아파트는 3만3000여 채였다. 하지만 이달 중순까지 실제 분양된 건 그중 11%에 그쳤다. 최대 재건축 사업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분양이 조합과 건설업체의 갈등으로 미뤄진 영향도 있지만 다른 대단지 정비사업들도 줄줄이 지연되면서 청약을 준비하던 무주택 실수요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분양 차질의 가장 큰 이유는 2020년 7월 민간택지로 확대된 분양가 상한제다. 택지비, 기본형 건축비 등을 산정해 주변 시세의 70∼80%로 분양가를 통제하는 제도다. 이와 함께 정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분양가 아파트의 분양보증을 해주지 않도록 해 분양가를 억제하고 있다. 분양가는 못 올리는데 건축비 등이 급등하자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구역 10곳 중 7곳은 공사에 착수조차 못하고 있다. 지난 정부부터 계속된 재건축·재개발 사업 차질로 올해 하반기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6년 반 만에 최저로 떨어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분양가 규제 완화 등이 담긴 주택공급 종합대책을 8월 중 내놓겠다고 한다. 하지만 얼어붙은 분양시장은 더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분양가 합리화는 법 개정 없이 주택법 시행령만 고치면 되는 만큼 우선적으로 대책을 내놔야 한다.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꿈을 꺾을 정도로 분양가가 오르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분양가를 묶어만 두다간 주택 공급에 심각한 문제가 생겨 중장기적인 집값 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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