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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佛 30년만에 여성 총리 “소녀들이여 꿈을 좇으라”

입력 2022-05-18 03:00업데이트 2022-05-1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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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정치권서 거세게 부는 女風
손 흔드는 프랑스 여성 총리… 역대 두 번째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신임 총리가 16일 파리 총리 관저에서 열린 이·취임식에서 참석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그는 1991년 5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내각을 책임진 에디트 크레송 전 총리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여성 총리다. 지난달 재선에 성공했음에도 연금개혁 반발 등으로 다음 달 총선 승리가 불투명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신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여성, 진보 유권자를 사로잡기 위해 여성 총리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리=AP 뉴시스
유럽 정치에서 여풍(女風)이 거세다. 핀란드와 스웨덴 여성 총리들은 ‘강대국’ 러시아에 맞서 각각 70년, 200년 넘게 유지하던 중립국 지위를 버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결단해 유럽 안보 지형을 흔들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30년 만에 여성 총리가 나왔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16일 엘리자베트 보른 신임 총리(61)를 임명했다. 프랑스 여성 총리는 1992년 에디트 크레송 총리 이후 30년 만이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IFOP의 최근 조사에서 프랑스 국민 74%는 ‘여성 총리를 원한다’고 답했다.

파리에서 태어난 보른 신임 총리는 유명 그랑제콜 ‘에콜 폴리테크니크’를 졸업하고 파리교통공사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기술 관료 출신이다. 일중독자로도 유명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와 함께 일한 직원은 “새벽 3시까지 일하고 그날 오전 7시에 출근하는 진정한 워커홀릭”이라고 말했다.

보른 총리는 이날 취임 연설에서 “모든 소녀에게 ‘늘 꿈을 좇으라’고 말하고 싶다. 그 무엇도 여성이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통 환경 노동부 장관을 역임한 보른 총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대선 공약인 연금개혁과 기후변화 정책 추진을 맡을 전망이다. 그는 교통장관 시절 강한 반발 속에도 철도개혁을 완수해 ‘불가능한 개혁을 가능케 하는 장관’이라고 불렸다.


남다른 이력의 북유럽 여성 총리들은 연일 이슈의 중심에 서고 있다. 핀란드 산나 마린 총리(37)가 15일 나토 가입을 공식 발표하자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을 노려보는 세계 최연소 수반, 인스타그램 세대 정치인 마린이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이끌다”고 평했다. 옛 소련과의 겨울전쟁(1939∼1940년) 결과 영토 일부를 내주는 조건으로 평화협정을 맺은 핀란드는 1948년부터 중립국 지위를 유지해왔다.

마린 총리는 임박한 나토 가입으로 국경을 1340km 접한 러시아가 핀란드에 전기를 끊고 가스 공급 중단을 위협하며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굽히지 않았다. 그는 “나토 가입은 핀란드 땅에 다시는 전쟁이 없을 것을 보장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16일 스웨덴의 나토 가입 신청을 확정 발표한 스웨덴 최초 여성 총리 마그달레나 안데르손(55)은 이 과정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814년 이후 한 번도 참전한 적이 없는 스웨덴의 중립국 역사에 마침표를 찍은 이 결정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안데르손 총리는 지난달 “국가안보 사안은 국민투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결단력과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독일 최초 여성 외교장관 아날레나 베어보크(42)도 푸틴 대통령의 위협에 맞서 유럽의 단결을 이끌어내는 데 일정 역할을 하고 있다. 베어보크 장관은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발트3국을 찾아 “나토 회원국으로서 독일에 100%로 의존해도 된다”고 안심시키기도 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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