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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동서남북/이기진]지방선거 후보들 ‘외식문화 공약’이 안보인다

입력 2022-05-16 03:00업데이트 2022-05-16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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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진 대전충청취재본부 기자·관광경영학 박사·한식양식중식조리기능사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한국 관광 데이터 랩’ 분석 결과, 지난 1년 동안 대전을 방문한 외지인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키워드는 ‘미식’이었다. 전통적 여행 목적인 자연경관, 역사문화유적 탐방 등이 아닌 대전 여행의 주목적이 음식이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지역 관광정책을 수립하는 중요 지표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대전은 교통 요지임에도 불구하고 ‘먹을 게 없는 도시’라는 오명(汚名)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매력적인 음식이 사람을 모으는 트렌드임을 감안하면 대전의 관광 부진 요인 중 하나가 이 같은 미식 문화의 부재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미식 여행은 세계적으로 관광의 주요 활동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탈리아나 프랑스, 미국 뉴욕, 그리고 가까운 싱가포르나 홍콩, 일본, 중국, 대만, 태국 등의 중요 도시는 미식 여행의 천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먹기 위해 기꺼이 멀리 여행을 떠난다. 이달 16일부터 한국을 방문하는, 1인당 약 10만 달러(약 1억2840만 원)에 달하는 럭셔리 외국인 여행객의 주요 프로그램도 사찰 음식 등의 체험이다.

국내 다른 도시들도 미식 여행객 유치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유네스코 미식 창의 도시’인 전북 전주, 강원 강릉 등이 그렇고 인천, 전남 여수, 광양, 목포 등지에서도 앞다퉈 ‘미각 도시’를 선언하며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경남 통영에는 미각도서관까지 생겼다.

다른 도시에 비해 역사가 짧고 경관 및 문화유산자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대전으로서는 짧은 시간에 관광객을 모으기 가장 좋은 분야가 바로 음식이다.

대전 지역경제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생산 기준 78.2%(2021년 6월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로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그런데 2011∼2019년 대전지역 숙박과 음식점 등 개별 서비스업의 부가가치 증가율은 전국 평균(1.6%)에도 크게 못 미치는 1.1%에 불과했다.

제8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시장 후보 등 출마자들이 앞다퉈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외식문화 트렌드를 빠르게 감지하고 대응하는 후보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전에서 외식조리계열 학과가 개설된 대학은 모두 6곳으로 재학생은 3000명이 넘는다. 전국 대도시에서 가장 많다. 후보자들에게는 이렇게 생각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대전시장 선거가 박빙 구도로 이뤄질 때 서비스 업종 종사자와 외식조리학과 학생들은 외식문화 발전을 고민한 후보와 고민하지 않은 후보 중 누구에서 표를 줄 것이라고 보는가.

이기진 대전충청취재본부 기자·관광경영학 박사·한식양식중식조리기능사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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