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올브라이트, 나토 확장으로 역사 바꿨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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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첫 여성 국무장관 장례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27일(현지 시간)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미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옆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가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산권 민주화, 북대서양조약기구 확장 등에 기여한 올브라이트 전 장관의 공을 기리며 “그의 역사가 곧 미국의 역사”라고 말했다. 워싱턴=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27일(현지 시간)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미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옆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가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산권 민주화, 북대서양조약기구 확장 등에 기여한 올브라이트 전 장관의 공을 기리며 “그의 역사가 곧 미국의 역사”라고 말했다. 워싱턴=AP 뉴시스
“올브라이트보다 더 위대한 자유의 챔피언은 없었다. 그의 역사가 곧 미국의 역사다.”

27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의 국립대성당에서 미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장관(사진)의 장례식이 열렸다. 추모 연설에 나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체코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 주요국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시키고 나토 확장을 통한 러시아 견제를 강조한 올브라이트 전 장관을 추모하며 “그가 역사의 흐름을 바꿨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장례식 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찬송가를 부르는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도 훔쳤다. 지난달 23일 올브라이트 전 장관이 암으로 별세했다는 소식을 나토 동맹을 만나기 위해 유럽으로 가는 길에 들었다며 “오늘날 나토 동맹이 강력한 이유 또한 올브라이트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장례식장에는 미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앨 고어 전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이 자리를 지켰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바이든 행정부 기후특사인 존 케리 전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 약 1400명이 참석해 국립대성당이 꽉 찼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야당 인사들도 자리했다. 최근 워싱턴 당국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앴지만 이날 참석자들은 유족의 요청에 따라 마스크를 썼다.

고인을 장관으로 발탁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오늘날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비극은 올브라이트가 언제나 얘기했듯 자유의 진보는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고인이 브로치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브로치 외교’로 유명했던 일화를 언급하며 “올브라이트는 독재자를 압박하기 위해 브로치를 달았다. 천국에 있는 천사들 또한 (그를 맞기 위해) 최고의 브로치를 달아야 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미국의 힘을 상징하는 독수리, 평화를 의미하는 비둘기 브로치를 종종 착용했던 그는 2000년 미 현직 고위 인사 최초로 북한을 찾아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과 만났을 때도 성조기 브로치를 달았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1937년 체코 수도 프라하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나치 압제와 공산 정권을 피해 11세 때 미국으로 건너왔다.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거쳐 1997∼2001년 미 권력서열 4위인 국무장관을 지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 최초 여성 국무장관#매들린 올브라이트#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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