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尹대표단 “美,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한미관계 격상 동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5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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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한·미 정책협의대표단을 이끄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웬디 셔먼 부장관을 면담한 후 특파원들에게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한·미 정책협의대표단을 이끄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웬디 셔먼 부장관을 면담한 후 특파원들에게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당선인의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이 4일(현지시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통한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안정 구현이라는 윤 당선인의 대북 정책 비전을 설명했고 미국도 공감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북-미 대화 국면에서 한미가 내걸었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대신 북한이 극도의 거부감을 보여온 CVID로 비핵화 모토가 선회할 방침을 내비친 것. 한미는 또 2018년 이후 사실상 가동이 중단된 한미간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도 논의했다. 원자력 협력 등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한미관계를 격상하기로 했다고 대표단은 밝혔다. 북한이 핵위협 수위를 높이면서 한반도 정세가 2018년 이전으로 빠르게 되돌아가고 가운데 새 정부와 조 바이든 행정부 간 대북정책의 초점도 핵·미사일에 대한 억지력과 압박 강화로 전환될 것이라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北 극도 거부 “CVID에 美 공감”

박진 대표단장은 이날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등과 면담을 갖고 “CVID는 우리가 추구하는 비핵화의 최종 목적”이라며 “(비핵화 목표에 대한) 표현은 다를 수 있지만 미국도 같은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CVID에 대해서 미국도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비핵화 목표로 CVID 명시를 요구한 미국에 “일방적인 항복 요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CVID 대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사용했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출범 직후 문재인 정부의 요청에 따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표현을 써왔다. 이날 국무부는 셔먼 부장관과 대표단 면담 결과에 대한 보도자료에선 CVID 대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에 진전을 이루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환영했다”고 명시했다.

대표단은 문재인 정부 들어 중단된 EDSCG 재가동도 미국과 논의했다. 한미는 2016년 출범한 EDSCG를 통해 핵무기 탑재 잠수함, 전략폭격기 등 미 전략자산 배치를 논의해왔다. 박 대표단장은 “북한이 어떠한 도발을 해도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는 억지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한미간 확장 억지 강화를 위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던 확장억제 협의체를 재가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北 인권 문제서도 한미 협력”

대표단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윤석열 정부에선 북한 인권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며 앞으로 진지하게 다뤄나갈 것”이라며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이 상정됐을 때 한국이 가장 앞장서서 적극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차기 한국 정부와 북한 인권 문제 대응에 있어서도 협력을 이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반발을 피해 인권 문제 제기를 꺼려왔다.

대표단은 또 이날 존 캐리 미국 기후변화특사 및 에너지·원자력 담당 고위 실무자와 만나 미국과 원자력 협력, 글로벌 공급망,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박 대표단장은 “한국과 미국이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서 한미 동맹을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격상해 나가자는 당선인의 구상을 전달하고 공감을 형성했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바이든 행정부 ‘아시아 차르(정책 총괄)’인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을 만나 ‘쿼드(QUAD)‘ 협력, 한미일 3각 공조 방안 등을 논의했다. 쿼드는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하는 안보협력체로 윤 당선인은 쿼드 참여를 공약했다. 캠벨 보좌관은 “한국이 쿼드 협력 의지를 보여준 것을 환영하고 워킹그룹 차원에서 한국과 다양한 협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미일 협력과 한일관계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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