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갈라치기 이준석에…민주·정의 “혐오 정치인” 맹공

  • 뉴시스
  • 입력 2022년 3월 28일 11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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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28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두고 장애인 갈라치기와 장애인 혐오를 덧씌우는 발언을 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맹폭했다. 이 대표가 대선 과정에서 20대 남녀를 갈라치기하고 페미니스트 혐오를 부추기는 ‘혐오 정치’를 한다는 이유에서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장애인 단체의 이동권 보장을 비롯한 권리 확대 요구는 헌법적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고, 여야와 정부는 이들 요구에 귀 기울이는 것이 당연한 책무”라고 언급했다.

이어 “여야는 장애인 단체에서 요구한 특별교통수단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지속적 협의를 반드시 이어나가야 한다”며 “장애인들이 왜 지하철에서 호소하는지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야 한다. 이미 여야가 발의한 법안이 있다. 법안을 처리하고,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예산 확보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권지웅 비대위원은 “바쁜 출근길에 예상 못 한 시위로 불편을 겪었을 시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동의 권리가 침해돼 어려움을 겪었을 장애인 비롯한 교통약자들에게도 죄송하다. 지하철을 타는 시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장애인의 침해된 권리 보장을 위해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은 ‘시위가 정당하다, 불편하지만 견디겠다’ 혹은 ‘시위가 부당하고 당장 멈춰야 한다’ 중 하나가 아니라, 장애인은 제대로 탈 수 없는 ‘버스와 지하철 등의 기존 시스템을 바꾸자고 할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둘 것인가’ 인지도 모른다”며 “정부, 타 정당과 적극 소통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장연 시위에 ‘독선’, ‘볼모’ 등이라고 언급한 이 대표를 겨냥한 지적도 이어졌다.

배재정 비대위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장연 지하철 투쟁에 대해 특정 단체의 인질, 출퇴근 볼모를 운운했다”며 “정치 본령은 갈등을 조정하고 타협하는 일이다. 공감하지 못하는 정치인의 언어는 차별과 혐오, 폭력을 불러온다. 대한민국 정치와 함께 기본으로 돌아가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꼬집었다.

채이배 비대위원은 “오늘 아침도 장애인은 이동권 등 권리 보장 입법 관련 예산 확보를 위해 대선 기간부터 이어온 지하철 출근 시위를 하고 있다”며 “윤석열 당선인에게 한 가지 조언을 드린다. 장애인, 노동자, 자영업자, 농민들도 만나길 바란다. 약자, 서민의 민생부터 챙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신동근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대표가 세상을 보는 방식은 사회 구조적 차원은 외면하고 개인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 문제, 장애인 문제에 대한 태도와 접근 방식에서 그런 것이 엿보인다”며 “그런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던 처절함과 소외감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한 치 앞도 나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 대혁명 당시 ‘빵을 달라’는 외침에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는 ‘빵이 없으면 케잌을 먹으면 되잖아’라고 말했다는 야사가 전해진다”며 “이 대표는 자신의 사고가 혹여 마리 앙투아네트와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반성을 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승래 의원도 “장애인 이동권 시위가 ‘비명문적 불법 시위’라는 이 대표, 이동권이 보장 안 되는 비명문적 현실도 보시라”라며 “시위하는 장애인들만 탓할 일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전용기 의원은 “이 대표는 지난 25일부터 28일 오늘까지 사흘간 총 9차례나 전장연과 관련된 글을 페이스북과 발언을 통해 주요 사실관계를 왜곡하는가 하면, 장애인 단체에 대한 시민들의 적대감을 부추기는 주장도 서슴없이 펴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간의 성별, 지역, 나이, 이념 등의 ‘혐오 조장’도 모자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 다른 ‘혐오 타깃’을 설정한 것인가”라며 “시민들 사이의 갈등을 적극적으로 조정하고 해법을 제시하기는커녕 대놓고 갈라치기를 또 시도하고 있다. 무릎을 꿇고 사과해야 할 사람 바로 이 대표”라고 했다.

정의당도 이 대표를 향해 ‘혐오 정치인’, ‘갈라치기’라며 공세에 가세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대표단 회의에서 “이 대표 자신은 여성 혐오자도, 장애인 혐오자도 아니라며 강변하지만 실상은 약자에 대한 혐오를 동원해 시민들을 갈라치기하는 혐오 정치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출근길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비난을 들어야 하는 이들은 장애인이 아니라 정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표는 사과해야 한다. 혐오와 막말을 쏟아내고도 장애인 이동권 향상을 위해 힘써 왔다며 전장연과의 간담회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59초 쇼츠 영상을 자랑하는 모습이 낯 뜨겁다”며 “장애인들의 지하철 출근길 시위는 억지 부리기 위함이 아니다. 이제 예비 집권 여당이 책임 있게 대화에 나설 때”라고 했다.

배진교 원내대표도 “이 대표의 이번 혐오 타깃은 장애인이다. 동등한 시민으로서 당연한 권리를 위한 장애인들의 투쟁이 이 대표에게는 아집, 소구력 없는 방식 정도인 듯하다”며 “차기 여당 대표라면 장애인들의 울분 섞인 몸부림이 입법 부족, 정치 부재에서 온 것은 아닌지 자성하며, 대책을 내놓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책임질 차기 여당 대표의 혐오 발언이 차기 정부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책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 발언을 중단하라”고 언급했다.

배복주 부대표도 “대선 기간 내내 젠더 이슈를 가지고 남성과 여성을 갈라치면서 공포감을 조성하고 갈등을 조장하더니, 이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갈라치면서 혐오를 선동하는 정치를 하는 모습은 깊은 우려를 넘어 절망감을 느낀다”며 “차별의 구조에 놓인 시민의 삶에 공감하고 협의하고 조정해 나가는 정치를 해주실 부탁드린다”고 보탰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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