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학습 효율 높이는 ‘섞어 읽기’의 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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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석산의 공부수업/탁석산 지음/320쪽·1만8000원·열린책들

학습법을 가르쳐준다? 왠지 수능 1등이나 사법고시 수석합격자나 쓸 법한 고리타분한 주제 같다. 하지만 저자가 철학자 탁석산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철학 읽어주는 남자’(명진출판사), ‘행복 스트레스’(창비)의 지은이로 방송 패널로도 유명한 그는 말솜씨만큼이나 글도 쉽고 조리 있게 쓰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 책은 단순히 학습론뿐 아니라 글쓰기와 말하기, 독서법까지 지적 도구를 활용하는 종합적인 노하우를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뿐 아니라 유명인들의 지적 편력을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의 학습법 및 독서법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섞어 읽기’다. 이는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분야를 읽음으로써 뇌 자극을 활성화시켜 학습효과를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예컨대 소설을 보다가 지루해지면 물리학이나 국제정치학 책을 돌아가면서 읽는 것이다. 이는 일본 경영 컨설턴트 야마구치 슈의 학습법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3년 전 국내에 번역 출간된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앳워크)에서 철학 미학 역사학 심리학 등 다양한 인문학 책을 읽으며 경영과학 지식과 조합할 수 있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고 썼다.

섞어 읽기에서 중요한 건 시간 안배다. 저자는 인간이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최대 시간인 25분간 몰두한 뒤 10분 이내의 짧은 휴식을 거쳐 다른 과목이나 분야로 옮겨갈 것을 권한다. 10분 이내 휴식은 열심히 일한 뇌에 대한 즉각적 보상이자, 습득한 정보를 정리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이는 야마구치 슈가 조언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독서에서 ‘몰입’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경청할 만하다. 저자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고교 재학시절 입시공부 대신 마크 트웨인 소설에 푹 빠져 학교를 결석한 일화를 들려준다. 이처럼 사랑에 빠지듯 자신을 홀리는 ‘인생의 책’을 시차를 두고 반복해 읽으면 ‘1회독’으로 파악할 수 없는 다양한 감상을 체험할 수 있다는 꿀팁도 눈길을 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학습 효율#섞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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