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자립준비 청년들의 버팀목 ‘디딤돌 장학회’ 활동 눈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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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복지시설 나온 홀로서기 청년
광주아동복지협회와 연계해 후원
지난해말 결성 후 11명 도와

디딤돌 장학회는 지난해 12월 23일 광주 서구 쌍촌동 희망디딤돌센터에서 창립총회를 가진 뒤 매달 운영위원회를 열고 지역 자립준비청년들을 돕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디딤돌 장학회 제공
디딤돌 장학회는 지난해 12월 23일 광주 서구 쌍촌동 희망디딤돌센터에서 창립총회를 가진 뒤 매달 운영위원회를 열고 지역 자립준비청년들을 돕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디딤돌 장학회 제공
광주지역 자립준비청년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디딤돌 장학회의 활동이 눈길을 끌고 있다. 6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 시민들은 지난해 12월 자립준비청년들을 돕기 위한 디딤돌 장학회를 결성했다. 현재 후원회원 20여 명이 자립준비청년 11명을 후원하고 있다.

광주시에서 가정 이외 각종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지역아동은 양육시설 12곳 500명, 가정위탁 331명, 공동생활가정(그룹 홈) 34곳 180명 등 총 1000여 명이다. 이들 중 80∼100명은 해마다 아동복지시설 등에서 나와 홀로 자립의 길에 들어서는 자립준비청년이다. 전국적으로 해마다 약 2600명의 청년이 홀로서기를 한다.

자립준비청년은 예전에는 18세가 되면 아동복지시설 등에서 나가 홀로 삶을 꾸려야 했다. 이들은 보호자가 없거나 양육능력이 없어 양육시설 등에서 보호조치된 뒤 18세가 되면 공식적 보호와 지원이 끝나 보호종료아동으로 불린다.

또래 청년들은 보통 20대까지 부모 집에서 함께 살아가지만 자립준비청년은 일찍 독립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이런 어려움을 고려해 국회는 지난해 12월 아동복지법을 개정해 올해부터 보호기간을 24세까지로 연장했다. 광주시도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지원하는 자립정착금을 1000만 원으로 늘렸고 자립수당도 기존 보호종료 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해 월 30만 원을 지원한다. 광주시 관계자는 “올해 자립정착금을 신청한 청년은 84명이었고 나머지는 복지시설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상당수 청년이 빨리 자립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정부나 자치단체 지원 외에 민간에서도 아름다운재단을 비롯해 삼성전자 희망디딤돌 사업, 교보생명 희망다솜 장학사업, 현대자동차 정몽구재단 온드림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 희망디딤돌 사업의 경우 광주를 비롯한 전국 10개 희망디딤돌센터에서 자립준비청년에게 원룸 형태의 주거공간을 지원하고 일대일 맞춤형 통합사례 관리를 해준다. 광주시는 올 6월부터 광주 희망디딤돌센터를 자립 전담기관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자립준비청년들에게 각계 지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아름다운재단과 아동권리보장원이 2020년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들이 보호종료 후 접하는 어려움으로 생활비와 학비 부족, 거주할 집 문제, 취업에 필요한 정보 부족, 독립생활에 따른 외로움을 꼽았다.

이런 차원에서 광주시민들이 뜻을 모아 디딤돌 장학회를 만든 것이다. 디딤돌 장학회는 광주아동복지협회와 연계해 후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김향미 광주아동복지협회 사무국장은 “전국 15개 지역 아동복지협회 중에서 시민들이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장학회를 설립한 곳은 광주가 유일하다”며 “장학회는 자립준비청년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립준비 청년들을 돕는 ‘사회적 부모’가 됩시다”


최희석 디딤돌 장학회 운영위원장

“너의 열정을 응원할게!”

최희석 디딤돌 장학회 운영위원장(55·자연그린한방병원 원장·사진)은 “광주지역 자립준비청년들이 어엿한 시민으로 성장해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후원자들의 마음을 모아 장학회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디딤돌 장학회가 결성된 것은 시민 박모 씨(56)의 후원이 씨앗이 됐다. 박 씨는 2020년 12월 광주에서 보호종료를 앞둔 한 청소년이 세상을 떠났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후원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지난해 7월 박 씨의 후원공모에 청년 9명이 신청했지만 1명만 선정되고 나머지는 탈락됐다. 이런 사연을 접한 시민들이 모여 각계에 도움을 요청했고 탈락한 청년 8명도 모두 후원할 수 있었다.

디딤돌 장학회는 지난해 12월 23일 창립한 뒤 매달 운영위원회를 열고 있다. 디딤돌 장학회는 자립준비청년들이 대학이나 취업 준비를 위한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다.

디딤돌 장학회는 후원 청년을 15명까지 늘리기로 했지만 부족한 후원으로 각계의 참여가 절실한 상황이다.

최 위원장은 외국인 이주노동자와 지역아동센터 어린이 등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자립준비청년들의 꿈을 응원하는 사회적 부모가 되도록 시민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지역#자립준비 청년 버팀목#디딤돌 장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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