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유니폼 獨선수 ‘어제는 은메달, 내일은 실격’…고무줄 규정 논란

  • 뉴시스
  • 입력 2022년 2월 9일 15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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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키점프 노멀힐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독일 선수 카타리나 알트하우스가 2일 후 같은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남녀 혼성 단체전에서는 복장 규정 위반으로 실격됐다.

이에 따라 황당한 고무줄 규정 논란이 일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미국 USA투데이 등이 보도했다.

알트하우스가 지난 5일 유니폼을 입고 개인전 경기에 나섰을 때 심판진으로부터 아무 문제도 제기되지 않은 채 경기를 치뤘고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이틀 뒤인 7일에도 개인전 때와 동일한 유니폼을 입고 혼성 단체전 경기에 나섰지만, 실격 처리됐다.

이 경기에서는 알트하우스 외에도 일본 다카나시 사라, 오스트리아 다니엘라 스톨츠, 노르웨이 안나 스트룀과 실리에 옵세스 등 여성 선수 5명이 복장 규정 위반으로 실격됐다. 규정 허용치보다 큰 유니폼을 입었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초 국제스키연맹(FIS)은 스키점프 종목은 유니폼 치수를 엄격하게 규제한다고 전해졌다. 캐나다 야후스포츠는 헐렁한 유니폼은 활공 시 바람을 타고 선수 경기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날다람쥐의 비막(飛膜)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다만 알트하우스는 혼성 단체전 실격 이후 “여성 (유니폼)에 대한 규정이 하루 아침에 바뀌어서 실격자가 그렇게 많은 건가”라고 의문을 표했다고 야후스포츠는 전했다.

같은 날 복장 규정 위반으로 실격된 노르웨이 선수 실리에 옵세스는 노르웨이 언론 VG와의 인터뷰에서 심판진이 유니폼을 측정할 때 정상적인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며 “평소와는 매우 다른 방식과 자세로 옷을 측정했다”라고 주장했다.

국제스키연맹(FIS)이 정한 유니폼과 신체의 허용 오차는 남자 1~3㎝, 여자는 2~4㎝다. 알트하우스와 같은 날 실격된 일본 선수 다카나시 사라는 허벅지 부분 유니폼이 규정 허용치보다 2㎝ 컸다고 알려졌다.

이날 심판진은 다카나시를 제외한 선수들에게는 정확한 실격 사유를 설명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슈테판 호른가허 독일 감독은 “장난하는 게 아니라, 이건 패러디”라며 일갈했다고 야후스포츠는 전했다. 독일팀 코치는 “나한테는 이게 그냥 인형극 같다”라며 “믿을 수 없을 만큼 화가 나고 이해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이에 더해 클라스 브레데 브라텐 노르웨이 감독은 “스키점프계에 매우 슬픈 날”이라고 평했다.

다만 국제스키연맹(FIS) 관계자 아가 바츠코프스카는 노르웨이 공영 방송 NRK에 “유니폼이 규정에 부합하는지를 확실히 (확인)하는 것은 각자 팀 책임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스키점프에서 복장 규정 위반으로 실격당하는 건 흔한 일이지만 이렇게 무더기로 실격 판정을 받는 건 이례적이다”라고 외신은 전했다.

이날 복장 관련 무더기 실격으로 독일, 일본, 노르웨이, 오스트리아는 스키점프 혼성단체전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으며, 슬로베니아,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와 캐나다가 각각 1, 2, 3위를 차지했다.

미국 공영 방송 NPR은 스키점프 혼성팀의 올림픽 무대 첫 등장이 성 평등 대신 복장 관련 논란으로 얼룩졌다고 평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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