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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정치

北 ‘핵·ICBM 모라토리엄 해제’ 검토…남·북·미·중·일 각기 다른 셈법

입력 2022-01-23 07:42업데이트 2022-01-23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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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문재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News1 DB
북한의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시험유예) 철회 시사를 두고 한반도 주변국들의 저마다의 셈법이 다른 모습이다.

먼저 올해 자칭 ‘극초음속 미사일’을 비롯해 네 번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은 ‘핵·ICBM 모라토리엄 철회’ 시사를 통해 향후 국방력을 강화 할 초석 다지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를 통해 선언한 ‘전략무기 개발 5대 과업’ 일정, 특히 ‘수중·지상 고체발동기 ICBM 개발’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모라토리엄 철회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대화 재개 조건으로 ‘대북 적대정책·이중기준 철폐’를 내건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협상 재개 시 고도화 한 ICBM을 하나의 ‘카드’로 활용하려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은 ICBM을 미국을 압박하는 용도로 활용하며 협상에서 이를 포기하는 대신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며 “전술핵 전부 폐기가 아닌 일부 감축하는 형태로 협상을 시도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 文정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물거품’ 될 수도…평화 메시지 지속 발신

문재인 정부의 경우 북한의 모라토리엄 현실화는 그야 말로 ‘악몽’이 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까지 개최됐다. 이후 한반도에 평화의 훈풍이 불어왔고 ‘4·27 판문점 선언’과 ‘9·19 남북군사분야합의’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지만 북한의 모라토리엄 철회는 이러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미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노딜’ 여파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비롯해 북한이 최근에도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남북관계가 삐걱거리고 있는 상황. 모라토리엄 철회 현실화는 문재인 정부로서는 생각하기 싫은 시나리오라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는 북한의 모라토리엄 철회 ‘엄포’에 미국과의 소통을 강화하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톤 조절’을 하고 있다. 동시에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과 대화와 외교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며 ‘북한 달래기’에 매진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1일 YTN 뉴스에 출연, 북한의 모라토리엄 철회 시사에도 한국전쟁 종전선언과 관련해 조만간 긍정적인 반응을 해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평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하며 상황 관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 美 바이든호, 중간선거 앞두고 ‘악재…中 견제 카드 고려 가능성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바이든호‘ 입장에서는 북한의 모라토리엄 철회 시사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북한이 실제 모라토리엄 철회를 선포한다면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는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 결정 이후 두 번째 ’외교적 실책‘으로 역사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

박 교수는 “북한이 ICBM을 발사하게 되면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정치적 후폭풍이 감당이 안 될 것”이라며 “공화당에서는 아프간 철군과 묶어서 바이든 행정부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들어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북 독자제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명단 북한인 추가 방안 추진 등 ’원칙적‘으로 대응하며 모라토리엄 철회 시사에는 절제된 반응을 유지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열린 미일 화상 정상회담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행보를 규탄했지만 모라토리엄 부분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북한이 실제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이 커진다면 ’플랜B‘를 가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북한의 ’뒷배‘ 중국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단체 또는 개인에 대한 제재) 적용을 시사하며 대중 압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 中, 美 ’견제 카드‘ 활용하지만…한편으론 美 MD 강화 우려

중국의 경우 미중패권 경쟁 속 최근 북한의 ’강경행보‘를 일부분 활용하는 측면이 있다는 평가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0일 북한의 모라토리엄 철회 시사에 대해 “제재와 압박만으로 한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긴장만 가중될 뿐만 아니라 모든 당사자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사실이 거듭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이 진정성을 가지고 북한의 정당한 안보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또한 다음달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북한이 지난 11일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는 “각 관련국은 과도한 반응을 자제해야 한다”며 사실상 북한의 무력시위를 ’용인‘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중국도 실제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하거나 ICBM을 실제 시험발사를 하는 것을 꺼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 교수는 “중국은 북한의 ICBM 발사가 바이든 행정부에게 정치적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걸 알지만 실제 이뤄질 경우 관련 지역의 미국의 미사일체계 강화 등 오히려 자신들에게 불리한 여건이 조성될 것도 동시에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 日, 美와 ’밀착‘ 강화 계기…’적 기지 공격‘ 힘 실을 듯

마지막으로 일본의 경우 북한의 위협이 더욱 커질수록 미국과의 밀착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1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과의 미일 화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규탄하며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추진 의지를 확인했다.

CVID는 북한이 반발하는 표현으로 미일 양국에서 최근 지속적으로 발신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일본은 현재 추진 중인 북한과 중국의 미사일 기지를 선제 타격 가능한 ’국가안보전략‘ 개정에 대한 ’당위성‘이 생기는 것을 주시하고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미 미국으로부터는 ’지지‘ 의사를 확인한 상황이다.

NHK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번 미일 화상 정상회담에서 적 기지 공격능력을 포함한 모든 선택 사항을 배제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환영했다고 한다.

박 교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달리 강경파는 아니지만 북한 미사일 위협이 높아질수록 강경해지는 일본 여론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할수록 선제 타격 개념에 대한 명분이 역으로 계속 생기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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