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약’ 2만명분 14일부터 처방…5일 내 처방→배송→투약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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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월 12일 10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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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치료제 공급초기 투여대상 범위 © News1
코로나19 치료제 공급초기 투여대상 범위 © News1
코로나19 먹는(경구용) 치료제인 화이자의 ‘팍스로비드’가 13일 국내 처음 도입되고, 이르면 14일부터 환자에 처방, 투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치료제 특성상 신속 처방과 복용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코로나19 대응 체계가 초도물량을 받아볼 환자 정도 감당할 수 있다며 확진자가 폭증할 경우 재택치료자 관리가 어려웠던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건소 업무에만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환자 진료와 투약에 동네 병·의원, 약국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먹는 치료제 100만4000명분 구매…이중 2만여명분 첫 도입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2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먹는 치료제 도입 계획과 활용 방안을 발표한다. 류근혁 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이 발표자로 나선다.

먹는 치료제가 있다면 집에서 약을 복용하며 스스로 관리할 수 있어 의료체계 효율성을 높인다. 위중증도 방지하고 입원율도 떨어뜨려 일상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도 이어진다.

앞서 당국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76만2000명분, 머크(MSD)의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 등 총 100만4000명분의 먹는 치료제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팍스로비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았고 정부가 계약한 팍스로비드의 초도 물량이 13일 오후 국내에 들어온다. 초도 물량은 2만여명분으로 알려졌다.

이 초도 물량은 14일부터 재택치료자와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를 중심으로 우선 공급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은 10~11일 전국 보건소, 재택치료자 관리의료기관 담당 약국을 대상으로 먹는 치료제 사용 교육을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초도 물량은 2월 3주차까지 5주 동안 2번(1월 2주~2월 1주/2월 1~3주)에 걸쳐 배분될 계획이다.

국내 제약사인 유한양행이 먹는 치료제 유통을 도맡아 91개의 생활치료센터와 281개의 담당약국에 배송하기로 했다.

생활치료센터에서는 담당 의사가 입소자에 처방하면 의료진이 환자에 약을 준다. 다만 초도물량이 넉넉치 않아 주사제를 우선 사용해야 한다. 재고도 엄격하게 관리할 방침이다.

재택치료자한테는 지정 의료기관 진단, 처방에 따라 담당약국 조제 후 지자체 보건소나 약국이 전달하는 기존 재택치료자 대상 배송방식을 활용한다.

담당약국은 당일 배송을 원칙으로 가급적 빨리 재택치료자에 약을 전해야 한다. 처방·조제의 환자 본인 부담 비용은 국가가 낸다.

초도 물량은 기본 3주 동안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는 긴급 상황에는 추가 지원 등의 질병청 조정이 예정돼있다.

양천구 코로나19 재택치료 전담팀 관계자들이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해누리타운에서 산소포화도 측정기 등이 포함된 재택치료 환자용 건강관리세트를 배송하기 위한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2021.12.8/뉴스1
양천구 코로나19 재택치료 전담팀 관계자들이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해누리타운에서 산소포화도 측정기 등이 포함된 재택치료 환자용 건강관리세트를 배송하기 위한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2021.12.8/뉴스1


◇중증 진행 위험 큰 유증상의 고령층, 면역질환자에 최우선 공급

팍스로비드는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큰 경증과 중등증 코로나19 성인과 소아 환자에 쓰인다. 소아의 경우 12세 이상, 몸무게 40kg 이상이어야 한다.

무증상자는 투약 대상에서 제외되고 유증상자의 경우 증상이 나타난 지 5일 이내에 복용해야 한다. 공급 물량이 충분치 않아 초기 처방 대상에는 우선순위가 정해졌다.

재택치료자와 생활치료센터 입소자 중 중증 위험이 큰 환자 가운데 고령층이거나 면역저하자로 분류된 확진자 등에 가장 먼저 공급될 방침이다.

공급이 안정되면 전체 사용 가능 연령에 맞게 처방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백신 미접종 고령층의 우선순위만이 별도로 정해지지는 않았다.

환자는 3개의 알약을 12시간 간격으로 하루 두 차례, 5일 동안 복용해야 한다. 팍스로비드 한 통에 총 30정이 들어있다.

특히 당국은 보건소와 약국에 “환자한테 5일 동안 전체 치료과정을 복용중단 없이 완료하는 게 중요함을 설명해달라”고 당부했다.

만일 복용에 따른 이상 반응 증상이 나타나게 돼 환자가 팍스로비드를 그만 먹어야 하면 남은 치료제는 반납 또는 폐기해야 한다.

당국은 중증 간 장애, 신장 장애 환자에겐 처방 및 복용을 권하지 않았다. 만성질환으로 특정 약을 복용하던 일부 환자도 복용이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복약 상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5일 동안 중단없이 복용해야”…환자 관리체계 정비 시급

당국은 현장에 “중단 없이, 상태가 좋아지더라도 5일 동안 복용해야 한다는 점을 환자에 잘 설명해달라”고 강조했다. 질병청도 의료기관에서 약제 처방 후, 다음날까지 치료제 투약확인서를 전산 시스템을 통해 입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는 의료기관 보고 과정일 뿐 현장은 환자의 복용 여부를 정확히 확인할 방법은 없다. 이외 배송, 조제, 환자 부작용 관리 등 담당 보건소와 약국의 일은 많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본격 사용을 앞두고 신속 처방, 투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초도 물량을 받아볼 만큼 환자는 관리하게 됐지만, 환자 폭증에 대비한 체계의 재정비도 주문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확진자가 늘면 모든 병·의원에서 처방, 약국은 투약해야 한다. 환자 가족이 가거나 거점 약국이 환자 집에 배송해줄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보편화하려면 증상 발생 5일 이내 진단-치료-처방-배송-투약-완치의 과정이 이뤄져야 한다. 이 체계를 이루지 못하면 치료제의 효과는 사라질 뿐”이라고 전망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약을 빨리 주고, 복용을 설명하면 중환자가 줄 수 있다. 고령자, 만성질환자에 투여해도 의료체계 부담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는 어디서도 금방 검사받는다. 정부가 약을 빠르게 처방하는 시스템으로 정비하면 오미크론 변이도 의외로 잘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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