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파동’ 13년… 韓, 美소고기 최대 수입국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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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소고기 전체 수출량의 24%
1년새 16% 증가… 일본은 2위로
작년 1~11월 수입액 2조5616억

한국이 세계에서 미국산 소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가 됐다.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광우병 파동’으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지 13년 만이다.

9일(현지 시간) 미국 농무부와 육류수출협회(USMEF)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미국이 한국에 수출한 소고기는 25만3175t이었다. 미국 전체 소고기 수출량의 24%다. 2020년 같은 기간(21만8135t)보다 16% 늘었다. 2020년까지 미국산 소고기 최대 수입국이던 일본은 지난해 같은 기간 한국보다 1만4364t 적은 23만8811t을 수입해 2위가 됐다.

금액으로도 한국이 최대 수입국이다. 지난해 1∼11월 한국 수입액은 21억3573만 달러(약 2조5616억 원)로 일본의 17억1366만 달러(약 2조554억 원)보다 4억2207만 달러(약 5062억 원) 많았다.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 걸린 소가 발견되자 한국 정부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2008년 4월 양국 정부는 협상을 재개해 미국이 ‘광우병 의심 소의 뇌와 등뼈 등으로 만든 사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강화된 사료 조치를 이행한다고 공표하면 특정위험물질을 제외한 모든 부위의 소고기 수입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노동단체와 이른바 진보 성향 시민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한 시민들은 광우병 우려가 있다며 서울 도심에서 소고기 수입 반대 시위를 한 달 넘게 벌였다. 광우병에 대한 부정확한 사실을 담은 ‘광우병 괴담’도 일부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유포됐다. 결국 정부는 미국과 추가로 협상해 그해 6월 수입 대상을 ‘생후 30개월 이전에 도축된 소’로 축소하는 데 합의했다. 이후 미국 정부와 육류업계는 소고기 시장 전면 개방을 압박해 왔다. 미국산 소고기는 한우보다 저렴해 국내 소비자 평가가 우호적으로 바뀌며 소비량이 점점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무역갈등 중인 중국도 지난해 1∼11월 미국산 소고기 16만3400t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같은 기간의 약 5배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광우병 파동#소고기#수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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