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는다 이재명’ 탈모공약에…현직 의사 “미용 성형 피부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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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월 5일 14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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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유튜브 채널 ‘재명이네 소극장’ 영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유튜브 채널 ‘재명이네 소극장’ 영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공약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현직 의사가 “건강보험 재정 파탄 낼 포퓰리즘 정치”라고 비판했다.

5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원장을 지낸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후보의 이런 공약 검토 소식을 듣고 탈모 치료제를 복용 중인 분이나 국내외 관련 제약회사들은 내심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유권자분들은 잘 생각해보셔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최근 발표된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보장률은 65.3%에 그쳤다. ‘문재인 케어’의 임기 내 보장률 목표치인 70%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며 “이는 박근혜 정부 말기의 보장률 63%에서 약간 상향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 건강보험 보장률인 80%에 크게 못 미치고 있고, 결국 우리는 주요 질병으로 인한 직접 의료비 부담이 여전히 큰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재정은 문 정부 출범 당시의 누적 흑자분 20조 원 중에서 5년 만에 10조 원을 소진할 것이고 남은 10조 원도 2025년경이면 없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진=유튜브 채널 ‘이상이tv’ 영상 캡처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진=유튜브 채널 ‘이상이tv’ 영상 캡처
이 교수는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앞으로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하려면 가파르게 건강보험료를 높일 수밖에 없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저출생 고령화 인구 위기로 인해 이미 정해진 숙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진 복지국가들은 고령화를 맞아 건강보장제도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오히려 생명과 건강의 유지에 필수적인 의료서비스 항목이 아니라면 해당 분야의 본인 부담을 늘리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생명과 건강에 직접 관련성이 낮은 탈모 치료에 연간 수백억 원 내지 1000억 원대 건강보험 재정을 지출한다면, 장차 국민건강보험은 재정적으로 죽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급여인 탈모 치료가 국민건강보험의 적용 대상이 되면 미용 성형 및 피부과 영역의 수많은 시술과 치료들도 같은 반열에서 급여화가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국민건강보험제도가 기본소득 포퓰리스트 이 후보로 인해 재정적으로 무너지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깨어있는 시민 여러분께서 심사숙고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낙연 전 대표 캠프에서 복지국가비전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을 비판하다 당원 자격정지 8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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