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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中, 美 마주보는 적도기니에 해군기지”… G2, 이번엔 阿서 군사경쟁

입력 2021-12-07 03:00업데이트 2021-12-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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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해외 첫 상주기지 확보 추진”… 이미 항구-고속道 건설… 훈련 지원도
美, 기지 막으려 10월 안보요원 파견… 시진핑 “적도기니 발전에 모든 지원”
親中 대통령에 전화해 美입김 차단… 美당국 “대서양 中해군, 중대 위협”
중국이 워싱턴, 뉴욕 등 미국 동부 주요 도시들과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아프리카 소국 적도기니에 해군 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이 이곳에 기지를 구축하면 미국에 중대한 군사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G2’ 미국과 중국은 적도기니를 각각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대만 문제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국이 해군 기지 문제로 다시 맞붙은 상황이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행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중국이 아프리카의 적도기니에 해외 첫 상주 군사기지 확보를 추진 중”이라며 “미국도 이를 눈치채고 차단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2017년 중국은 동부 아프리카 지부티에 첫 해외 군사기지를 건설했지만 중국 인민해방군이 1년 내내 머무는 상주 기지는 아니었다.

WSJ에 따르면 중국이 적도기니에서 상주 군사기지를 건설하려는 곳은 적도기니 본토에서 가장 큰 도시인 바타다. 적도기니의 수도 말라보는 본토에서 떨어져 있는 대서양의 비오코섬에 있다. 중국은 이미 바타에 큰 배들이 드나들 수 있는 항구를 건설하고, 바타와 적도기니 인접국인 가봉 등을 연결하는 고속도로까지 만든 상태다. 중국은 적도기니 경찰의 훈련과 무장도 지원하고 있다.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집중적으로 펼쳐온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군사전략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중국이 적도기니에 기지를 구축하면 이는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만큼 미국은 적도기니와 접촉하면서 중국의 계획을 막으려 하고 있다. 10월 18일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1979년부터 장기집권 중인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 적도기니 대통령과 그의 아들 테오도로 응게마 오비앙 망게 부통령을 만났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중국의 움직임을 포함한 특정한 조치가 국가 안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적도기니에 분명히 알렸다”고 WSJ에 말했다.

그러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0월 27일 오비앙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당시 양국 정상은 서로의 신뢰를 확인했고 중국은 적도기니의 발전을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2019년부터 적도기니에서 중국의 군사기지 건설 움직임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티븐 타운센드 미군 아프리카사령부 사령관은 4월 상원 인사 청문회에서 “중국으로부터 가장 중대한 위협은 대서양 연안에 중국 해군 시설이 설치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적도기니는 과거 스페인 식민지였다가 1968년 독립했다. 대통령제 국가이지만 오비앙 대통령이 1979년부터 장기 집권하고 있으며 현재 그의 아들인 오비앙 망게 부통령이 정권을 이어 받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무부는 오비앙 정권이 비사법 살인과 강제실종, 고문과 인권침해 등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WSJ는 “그동안 외부의 관심 밖이었던 적도기니를 둘러싼 미중 간 충돌은 두 나라의 긴장 수준이 극도로 올랐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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