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의 히어로 ‘이터널스’가 뭉쳤다…“인류 최강의 적 ‘데비안츠’를 물리쳐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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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첫 마블 히어로 마동석 주연 ‘이터널스’ 내달 3일 개봉
‘천하무적 전사’ 길가메시 마동석, 앤젤리나 졸리와 찰떡 호흡 빛나
마블 역대급 시공초월 스케일… 장애인-동성애자 등 다양성 반영

올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영화 ‘이터널스’의 한 장면. 극 중 ‘길가메시’로 한국인 중 처음으로 마블 영화의 히어로 역을 맡은 배우 마동석(왼쪽에서 세 번째)이 ‘테나’ 역의 앤젤리나 졸리(왼쪽에서 네 번째) 등 이터널스 멤버들과 함께 서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올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영화 ‘이터널스’의 한 장면. 극 중 ‘길가메시’로 한국인 중 처음으로 마블 영화의 히어로 역을 맡은 배우 마동석(왼쪽에서 세 번째)이 ‘테나’ 역의 앤젤리나 졸리(왼쪽에서 네 번째) 등 이터널스 멤버들과 함께 서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기원전 5000년 메소포타미아. 바다와 기암절벽이 그림처럼 펼쳐진 해변에 괴수 형상을 한 ‘데비안츠’ 여러 마리가 등장한다. 인간을 먹이로 삼는 돌연변이 포식자 데비안츠는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인간들을 무차별 공격한다. 우주는 대혼란에 빠진다. 이때 하늘에서 등장한 비행선 ‘도모’. 여기서 내리는 이들은 10인의 히어로 ‘이터널스’다.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며 눈에서 에너지 빔을 쏘고, 필요에 따라 즉각 만들어내는 광선검과 화살로 공격해 데비안츠를 물리친다.

다음 달 3일 개봉하는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 영화 ‘이터널스’는 시작부터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데비안츠와 이터널스의 치열한 대결 장면을 쏟아낸다. 불사의 종족인 이터널스 10인이 제각각 초능력을 보여주는 신을 비롯해 원시 배경과 고대인들, 최첨단 슈트를 입은 이터널스가 만들어내는 참신한 조화는 초반부터 관객을 압도한다.

영화는 이터널스가 행성 ‘올림피아’에서 지구에 도착한 7000년 전부터 시작해 고대 바빌론과 굽타 제국 등을 등장시킨다. 이터널스가 살아온 세월을 반영하는 고대왕국 세트장과 이들의 지구적 활동 범위를 보여주기 위해 카나리아 제도 등의 명소를 담아낸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마블 영화사상 최고의 스케일’이라는 말이 어느 정도 이해된다.

‘천하무적의 전사’로 그려진 길가메시(마동석 분)가 인간을 먹이로 삼는 인류의 오랜 적 ‘데비안츠’를 물리치기 위해 핵 주먹을 날리는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천하무적의 전사’로 그려진 길가메시(마동석 분)가 인간을 먹이로 삼는 인류의 오랜 적 ‘데비안츠’를 물리치기 위해 핵 주먹을 날리는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이번 영화에서 국내 팬들의 관심을 모은 건 마블 영화에서 첫 한국인 히어로로 분한 배우 마동석의 활약상. ‘길가메시’ 역을 맡은 그의 존재감은 ‘테나’ 역의 앤젤리나 졸리, ‘이카리스’ 역의 리처드 매든 등 세계적 스타들에게 조금도 밀리지 않는다. 이터널스 중 물리적 힘이 가장 강한 천하무적 전사로 묘사되는 길가메시는 데비안츠에게 ‘핵 주먹’을 휘둘러 맥을 못 추게 한 뒤 ‘최후의 불 따귀’를 날려 쓰러뜨린다. 화려한 초능력을 사용하는 다른 멤버들의 액션보다 이 묵직한 한 방이 더 눈길을 끈다. 테나와 그를 수천 년간 지켜온 길가메시가 함께 공격하는 장면은 두 배우의 ‘찰떡 호흡’을 보여준다.

영화는 전반부에서 위기에 처한 인류를 구하기 위해 오래전 세계 각국으로 흩어진 이터널스 멤버들을 모으는 여정을 다룬다. 해당 장면이 155분에 달하는 전체 러닝타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마블 영화 중 두 번째로 길다는 이 영화가 길게 느껴지는 데 한몫을 하는 요소다. ‘세르시’(제마 챈)와 이카리스의 러브스토리를 다루는 부분도 다소 길고 반복되는 탓에 극의 흐름을 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인의 이터널스 중 ‘마카리’(로런 리들로프)를 청각장애인으로, ‘파스토스’(브라이언 타이리 헨리)를 동성애자로, 원작 만화에서 남성이던 리더 ‘에이잭’(살마 하예크)을 여성으로 설정한 건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다양성을 반영했다는 평과 더불어 기계적 균형에만 집중한 어색한 구성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이번 작품은 영화 ‘노매드랜드’로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클로이 자오 감독의 히어로물 데뷔작이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가’를 철학적으로 고찰하고, ‘정의와 자연섭리란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데 주력하면서 무거워진다. 마블 영화 시리즈를 챙겨 보지 않으면 이해가 어려운 전편들과 달리, 새로운 캐릭터와 세계관으로 시작되는 영화인 만큼 ‘마블 초보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건 장점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마블 히어로#이터널스#마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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