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서울패션위크의 디지털화’는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부상하는 패션 콘텐츠 트렌드와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MZ세대들은 유행하는 해시태그로 패션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고, 팔로하는 크리에이터의 스타일을 적극 받아들이고, 개인 계정에 자신만의 패션 팁을 공유한다. 패션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확산되는 플랫폼이 기존의 매스미디어(TV나 잡지 등)에서 소셜 미디어 중심으로 트렌디하게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러 소셜 미디어 중에서도 쇼트폼 영상 플랫폼 ‘틱톡’의 약진이 눈에 띈다. 틱톡 앱에서 영상 촬영부터 편집, 공유까지 원스톱으로 쉽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추천 피드를 통해 관심사에 맞는 다양한 영상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유저의 패션 영상이 추천 피드를 통해 비슷한 관심사의 유저들에게 노출되고, 다른 유저가 영감을 얻은 패션 영상을 만드는 연쇄 작용으로 틱톡 앱 안에서 패션 트렌드가 확산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틱톡의 패션 콘텐츠는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챌린지’를 통해 더욱 빠르게 확산된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방구석패션쇼(조회수 2890만 회) 등 집에서 즐기는 패션 챌린지가 큰 인기를 끌었다. 크리에이터의 패션 콘텐츠를 보는 것을 넘어 직접 챌린지에 동참하며 즐기는 패션 엔터테인먼트 문화가 나타난 것이다. 코로나19 시기 대표적인 패션 챌린지인 #HarryStylesCardigan(조회수 8350만 회)은 지난해 2월 영국 가수 해리 스타일스가 공연에서 입은 JW앤더슨의 알록달록한 오버사이즈 니트 카디건이 틱톡에서 화제를 모으며 시작됐다. 틱톡 유저들 사이에 스타일스의 노래를 들으며 뜨개질로 카디건을 만드는 챌린지가 유행하자 JW앤더슨은 해당 카디건의 패턴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도 했다.
유저들이 만든 패션 챌린지가 인기를 얻어 브랜드가 동참한 경우도 있다. 지난해 9월 한 틱톡 유저가 구찌 패션을 패러디해 올린 #GucciModelChallange가 유행하자 구찌가 직접 틱톡에서 해당 챌린지를 브랜드 공식 챌린지로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최근 2022 S/S 서울패션위크를 맞아 국내 틱톡 크리에이터들이 서울패션위크 참여 브랜드의 쇼룸에서 진행한 두 차례의 라이브는 누적 시청자 수 10만 명을 기록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해외에서는 지난해 9월에 이어 올해도 열린 틱톡 패션의 달(TikTok Fashion Month) 기간 패션 브랜드와 크리에이터가 틱톡을 통해 전 세계 유저들과 만났다. 지난해에는 루이비통, 생로랑, JW앤더슨 등의 런웨이가 틱톡에서 생중계됐으며 올해는 틱톡 크리에이터들이 유명 브랜드와 함께 스타일링과 뷰티 팁을 전하는 협업 라이브가 화제를 모았다.
틱톡 운영팀 김광민 매니저는 “틱톡은 유저들이 앱 안에서 쇼트폼 영상, 챌린지, 라이브 등 다양한 방식으로 패션을 보다 생생하게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저 스스로도 이러한 기회를 틱톡과 함께 만들도록 상호 소통하는 콘텐츠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