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銀 이어 하나銀도 대출 중단…전세대출 빼고 계속 닫힌다(종합)

뉴스1 입력 2021-10-15 15:20수정 2021-10-1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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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9.24/뉴스1 © News1
농협은행에 이어 하나은행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연말까지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 주요 대출을 중단한다. 금융당국이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4분기(10~12월) 총량 규제에서 제외하기로 한 전세대출을 제외하곤 은행권 대출문이 계속 닫히는 형국이다. 전세대출 집단대출 등의 실수요자 숨통은 트였지만 주요 은행들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금융당국 권고치인 5~6%에 근접하면서 연말로 갈수록 대출절벽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18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를 억누르기 위한 고강도 규제는 주로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주식 ‘빚투(빚내서 투자)’ 등을 막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오는 20일부터 연말까지 모든 신용대출 상품과 주택 및 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 부동산 구입자금 대출 판매를 중단한다. 비대면 대출인 하나원큐 신용대출, 하나원큐 아파트론은 하루 앞선 19일 오후 6시부터 중단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일부 대출 상품의 판매를 중단한다”며 “부동산 구입, 주식투자 등 실물자산으로 지나친 유동성이 유입되는 것을 억제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실수요 자금으로 분류되는 전세자금대출, 집단잔금대출, 부동산담보 생활안정자금대출, 오토론 및 새희망홀씨 등 서민금융상품은 계속해서 취급할 예정이다. 사실상 ‘실수요’ 성격의 대출 빼곤 모든 대출 영업을 중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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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4분기 중 취급되는 전세자금대출은 총량에 포함하지 않는다면서도, 나머지 대출에 대해선 관리·감독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밝히자, 극약 처방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세미나가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나 “6%대 관리를 지속해왔는데, (목표치 달성이) 가능하도록 최대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며 “지금은 가계부채 관리를 특히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한도는 이미 턱밑까지 차올랐다. 이달 7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4.96% 증가한 703조4416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이 6.99%의 증가율로 관리를 한다면 연말까지 5대 은행의 대출 한도는 13조5560억원 정도 남았다.

은행별로 보면 이미 대출문을 닫은 NH농협은행의 증가율이 7.14%로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 5.23%, KB국민은행 5.06%, 우리은행이 4.24%로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이 3.16%로 가장 낮다.

농협은행에 이어 하나은행이 대출 창구를 걸어잠그면서 다른 은행들도 대출 문턱을 속속 높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농협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한 이후 은행권은 대출수요가 자신들에게 쏠리는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고 한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 은행이 대출을 막으면 다른 은행으로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며 “조만간 우대금리를 깎거나 대출 한도를 줄이는 식으로 관리 강도를 높이는 식으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오는 20일부터 신용대출 11종의 우대금리 요건을 대폭 줄인다. 신용대출 금리가 올라가는 것이다. ‘우리원(WON)하는 직장인대출’에선 신용카드 또는 급여이체 시 연 0.1%p의 우대금리를 주는 요건에서 신용카드 항목을 삭제하고, ‘우리 드림카대출’에선 신용카드에 따라 제공하던 0.1%p의 우대금리 항목을 없앴다.

한편 금융당국이 전세대출을 가계대출 총량관리 한도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은행권이 그동안 묶었던 전세대출 규제를 잇따라 완화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8일부터 영업점별로 관리해오던 가계대출 신규취급 한도에서 전세대출을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해 금융당국의 총량관리 권고치(연 증가율 5~6%대)에 근접하자, 대출을 줄이기 위해 이달 초부터 지점별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한도를 별도로 설정해 운영해왔다. 이번에 전세대출을 지점별 한도에서 제외하면서 실수요자에게 공급되는 전세대출에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전세대출 취급 한도를 완화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국민은행과 마찬가지로 지점별로 가계대출 한도를 부여해 관리하고 있는데, 다음주부터 전세대출에 대한 지점 한도를 추가로 배정해 실수요 대출에 차질이 없게 할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5000억원으로 묶었던 대출모집인 전세대출 한도를 18일부터 풀어 제한하지 않기로 했다. 대출모집인은 은행과 대출모집 위탁계약을 맺고 은행과 대출자를 연결해주는 법인과 대출상담사를 말한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치에서 전세대출을 제외하기로 하면서 전 은행권의 대출 여력은 8조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13일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9월 중 은행권의 전세대출은 2조5000억원, 8월 중에는 2조8000억원이었다. 따라서 10~12월 전세대출을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치에서 제외하면 연말까지 7조5000억~8조4000억원의 여유가 더 생기게 된다.

다만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전세대출의 한도를 ‘임차보증금(전셋값) 증액 범위 이내’로 제한하기로 한 조치를 당분간 완화 없이 그대로 시행할 방침이다. 보증금 증액분 이상으로 과도하게 전세대출을 받아 투기에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 한도를 임차보증금 증액분 이내로 제한하는 조치는 투기수요를 걸러내고 실수요 대출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며 “당분간 계속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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