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파’ 日기시다, 공약집에 잇단 강경책… “변절” 목소리

도쿄=박형준 특파원 입력 2021-10-14 03:00수정 2021-10-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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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내 평화주의 내건 파벌 소속
중의원 선거 앞두고 매파 공약 강조
한국 파트너 제외-방위비 증액 명시
‘헌법 9조’도 수호 입장서 개정으로
일본 자민당의 7개 파벌 중 평화주의를 내건 ‘고치카이(宏池會)’를 이끄는 비둘기파 정치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사진) 총리가 강경 매파 정책들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 ‘변절한 것 아닌가’란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총재로 있는 집권 자민당은 중의원 선거(10월 31일)를 앞두고 공약집을 12일 발표했다. 2017년 공약집과 마찬가지로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한국의 국제법 위반 상태, 역사 인식 등을 둘러싼 이유 없는 비난에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파트너 국가의 예로 미국, 호주, 인도, 아세안, 유럽, 대만을 들었다. 한국은 없었다.

국민적 반발이 있는 ‘적기지 공격능력’을 명시하진 않았지만 ‘상대 영역 내에서의 탄도 미사일 등을 저지하는 능력 보유를 포함해 억지력 향상의 새로운 시스템을 마련한다’고 적시했다.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를 간접적으로 주장한 것이다. 또 2022년부터 방위력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면서 그동안 관행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 수준으로 억눌렀던 방위비 예산에 대해 “GDP 대비 2% 이상도 염두에 두고 증액을 목표로 한다”고 명시했다.

기시다 총리의 발언도 강경해지고 있다. 군대 보유 금지 및 교전 불인정을 규정한 헌법 9조 개정에 대해 2017년 6월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었지만 지난달 말 기자회견에선 “자민당 총재 임기 중에 (헌법 9조가 포함된) 4개 항목에 대해 헌법 개정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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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총리의 정책과 발언에 대해 “고치카이 정권 부활의 ‘수단’인가, 아니면 현실주의라는 이름의 ‘변절’인가”라며 의문을 표시했다. 고치카이의 전 대표로 헌법 9조 수호를 주장했던 고가 마코토(古賀誠) 자민당 의원은 9일 “(기시다의 주장에) 솔직히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우익 성향이 강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가 기시다 정권 탄생에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언제까지나 그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면 본말이 전도됐다”고 지적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비둘기파#자민당#기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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