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무역기술위 신설… 中겨냥 “非시장경제로부터 보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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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등 10개 실무그룹 구성 공동성명
‘인권 침해’ ‘불공정 무역’ 언급 많아
美, 쿼드-오커스 이어 中압박 가속

미국의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 대표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왼쪽부터)이 지난달 29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1차 무역기술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피츠버그=AP 뉴시스
미국의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 대표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왼쪽부터)이 지난달 29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1차 무역기술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피츠버그=AP 뉴시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글로벌 기술과 무역 이슈에 대한 협력에 나섰다.

백악관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달 29일 미국 피츠버그에서 제1차 무역기술위원회(TTC)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미국과 EU는 인공지능(AI) 등 신기술과 신산업 규제, 무역 분야 협력, 반도체 공급망 대처, 인권 문제 등을 주제로 한 10개의 실무그룹을 구성해 협력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양측은 이날 성명에서 “핵심 글로벌 기술과 경제, 무역 이슈에 대해 조율하고 대서양 간 무역, 경제 관계 등을 두텁게 하는 것을 TTC의 목적으로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불공정한 무역 관행, 특히 세계 무역 시스템을 약화시키는 비(非)시장경제가 제기하는 관행으로부터 우리 기업과 소비자,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협력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성명에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에 대항해 서방 민주주의 국가들이 뭉쳐 협력하자는 취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이 민감해하는 인권 침해나 불공정 무역 등에 대한 구절이 성명에 많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성명 곳곳에는 ‘비시장경제(non-market economies)’라는 단어가 사용됐는데 미 언론들은 이것이 중국을 지칭하는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중국을 명시하진 않았지만 성명의 몇몇 조항은 명백히 중국의 무역 행위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TTC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월 유럽을 방문했을 때 반도체 등 핵심 부품에 대한 공급망 강화와 무역 분쟁 사전 대비 차원에서 설치키로 합의한 기구다.

이날 미국 측에서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EU에선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인 마그레데 베스타거와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가 참석했다.

최근 미국은 영국, 호주와 함께 3자 안보협의체인 ‘오커스(AUKUS)’를 출범시켰고, 기존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자 협의체)’ 대면 정상회의에서 기술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중국 견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eu#무역 협력#중국 겨냥#t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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