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 참사 희생자 추모식…첫 명절 맞은 유족 ‘눈물바다’

뉴스1 입력 2021-09-21 13:26수정 2021-09-2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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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광주 동구 학동에서 열린 광주 학동 붕괴 참사 희생자 추모식에서 유가족들이 헌화와 분향하고 있다. 2021.9.21/뉴스1 © News1
21일 오전 광주 동구 학동 붕괴 참사 현장 인근에서 참사 희생자 추모제가 열렸다.

유가족들과 김종효 광주시 행정부시장, 민형배·이병훈·이형석·조오섭 국회의원, 임택 동구청장 등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참석자들의 묵념으로 시작된 추모제는 참사 이후 첫 명절을 맞은 이진의 유족협의회장이 추모사를 하자 참석한 유족들은 참은 눈물을 터뜨렸다.

이 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오늘은 그들(희생자) 없이 보내는 첫 번째 추석”이라며 “여기 모인 유족들은 오늘 같은 날 할 일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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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추모의 시간을 마련했으나 이게 옳은 일인지 모르겠다”며 “어쩌면 우리는 세상 사람들이 이제 떠났다고, 보내주라고, 이제 없다고 말하는 그분들을 보낼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고 흐느끼며 말했다.

이 회장은 “태어날 손주의 초음파 사진을 애지중지 꺼내 보는 어머니를 비통한 심정으로 처절하게 그리워하는 만삭의 딸,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해서 전화를 걸어보게 된다는 딸, 매일 밤 닳아버린 내 무릎을 주무르던 불쌍한 내 남편 등 유가족들은 아직 가족의 부재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눈물을 흘렸다.

추모사에 이어 김종효 부시장이 이용섭 광주시장의 애도사를 대독하고 이병훈 의원과 임택 구청장이 뒤이어 애도했다.

김민석 광주대교구 신부와 참사 시민대책위 공동대표인 장헌권 서정교회 목사가 추모 기도와 예식을 통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족들의 마음을 달랬다.

이어 유족들은 가족 이름이 적힌 위패 앞에 헌화와 분향을 하며 유명을 달리한 가족을 그리워했다.

한 유족은 분향을 한 뒤 위패 앞에 서서 “딸아 엄마 왔어. 보고싶다”를 하염없이 반복하며 눈물을 훔쳤다.

추모제는 한성은 유족협의회 대변인의 발언으로 끝마쳤다.

한 대변인은 유족 발언을 통해 “고인분들은 사회에서 순식간에 지워졌다”며 “탐욕스러운 대한민국 사회에 뼈에 사무치는 증오를 느낀다”고 분개했다.

이어 “광주는 ‘국제안전도시’라고 하더라. 슬로건은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춤’이라고 한다”며 “시민이 죽고 나서야 시민안전보험금을 주면 ‘머물고 싶은 광주, 국제안전도시 광주’가 되는 것이냐”며 울분을 토해냈다.

또 “사전에 재난을 예방해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아닌 ‘사람이 죽으면 일단 돈을 줌’ 이것이 빛고을 광주의 슬로건이냐”며 “광주시는 지위 책임을 부정하고 모든 책임을 현대산업개발과 동구청에 떠넘기며 구경하고 있다”고 질타하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지난 6월9일 오후 4시22분쯤 광주시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공사 현장에서는 철거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은 2018년 2월 현대산업개발에서 공사를 수주한 뒤 철거작업에 들어간 곳이다. 공사 과정에서 무리한 철거와 감리·원청 및 하도급업체 안전관리자들의 주의 의무 위반, 각종 비리의 총체적 결합이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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