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소재 웹툰 관심 커져… 장르 확장해 우주배경 작품 도전”

부천=김태언 기자 입력 2021-09-16 03:00수정 2021-09-1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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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부천만화대상 신인만화상 수상
‘민간인 통제 구역’의 최영식 작가
비무장지대 내 GP(Guard Pos) 초소 경계근무를 서며 북한군의 활동을 감시·보고하는 4사단 14연대 수색중대 2소대 2분대 소속 일병 조충렬. 여느 때와 같던 평범한 날, 그의 앞에 북한군이 나타난다. 그리고 실수로 그를 사살한다.

2019년 12월부터 올 5월까지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된 ‘민간인 통제 구역’은 GP내 총기사고를 다룬 작품이다. 밀폐된 군대에서 발생하는 부조리를 담아낸 이 작품은 국내 유일한 만화상인 부천만화대상에서 올해 신인만화상을 받았다. 올해 신설될 신인만화상은 커지는 웹툰 시장의 신예들 중 잠재력 있는 작가에게 수상했다.

작품은 무게감이 꽤 있는 팩션(Faction·사실을 기반으로 상상력을 가미한 허구)에 가깝다. 최영식 작가(24·필명 OSIK)는 2017년 3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경기 연천군 소재 군대에서 복무하며 GP 생활을 했다. 최근 본보와 만난 그는 “직접 작전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제가 복무할 당시 ‘귀순자를 잘 포섭했다’는 성공 사례를 건너 들었다. 그때 ‘만약 반대의 상황이었다면?’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상상은 제대가 가까워질 때 즈음 구체화됐다. 복무기간 공상과학(SF) 장르를 취미로 그리던 그는 군대의 향수를 만화로 남기면 좋겠다는 생각에 제대 후 SNS에 5회 단편 웹툰을 올렸다. 그는 “가상의 부대지만 어딘가에 있는 부대, 실제 사건처럼 받아들여지길 바랐다”며 현실성을 최우선 과제로 여겼다. 작품에는 제대를 앞두면서 달라지는 감정이나 옷매무새 등 치밀한 묘사도 포함돼 더욱 긴장감을 갖게 된다는 댓글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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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연재를 위해 5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치며 바뀐 건 결말이었다. 초기작에서는 조충렬이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하지만 작품에서는 타살된 조충렬의 죽음이 은폐되는 내용으로 각색됐다. 그는 “북한군을 사살한 조충렬의 실수가 은폐된 상황이 조충렬 자신의 죽음과 오버랩되는 장면을 그리면서 상황의 아이러니함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작품은 최근 넷플릭스 ‘D.P.’ 흥행으로 언급량이 늘고 있는 군 소재 웹툰 중 하나다. ‘D.P.’의 시청자이기도 한 최 작가는 “연재 초기에는 군대 스릴러라는 장르가 마이너하다고 생각했는데, 재밌게만 풀어낸다면 성별이나 나이 구분 없이 충분히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걸 ‘D.P.’를 통해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최 작가의 차기작 또한 ‘민간인 통제 구역’보다 15년 앞선 시간대를 그리는 프리퀄이다. 과거 간부였던 인물들을 찾아 인터뷰를 하는 등 사전조사 중이다. 다만 그는 자신의 필모그래피의 한계를 군 관련 장르에 두지 않았다. 특히 하고 싶은 장르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모험과 전쟁을 소재로 하는 ‘스페이스 오페라’. 평소 ‘스타워즈’를 즐겨본다는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가 해외에 비해 인기가 많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오히려 더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다”라고 말했다.

부천=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신인만화상#민간인 통제 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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