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참사 철거 브로커’ 문흥식 유치장 입감…묵묵부답

뉴시스 입력 2021-09-11 23:26수정 2021-09-11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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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사업 정비4구역 철거 건물 붕괴 참사를 초래한 불법 재하청 계약 비위 의혹의 중심에 선 문흥식(61) 전 5·18구속부상자회장이 해외 도피 90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11일 학동 4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의 철거 공정·정비기반시설 사업 계약 체결을 대가로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를 받는 문흥식씨를 광주 서부경찰서 광역유치장에 입감했다.

흰색 방역복과 의료용 장갑 등을 착용한 문씨는 경찰관과 함께 호송 차량에서 내려 고개를 숙인 채 서부경찰서 광역유치장으로 향했다.

문씨는 ‘왜 해외로 도피했느냐’, ‘금품 수수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붕괴 참사 유족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물음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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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씨는 이날 오후 10시 20분께 서부경찰서 유치장에 들어섰으며, 신체 검사 등 입감 절차를 거친다.

앞서 문씨는 붕괴 참사 나흘 만인 지난 6월13일 미국으로 달아났으나, 도피 90일 만인 이날 오후 5시4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경찰은 오후 6시 10분 인천공항경찰단의 협조를 얻어 문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 검거했다.

경찰은 곧바로 문씨를 압송,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광주 서부경찰서 광역 유치장에 홀로 입감시켰다.

경찰은 문씨가 브로커로 활동하며 조합장과 친분을 활용해 재개발사업 부지 내 철거·정비 기반 시설 용역 계약에 두루 개입한 것으로 보고 12일부터 문씨를 상대로 조사에 나선다.

문씨는 선배 이모(73·구속기소)씨와 공모해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4~5차례에 걸쳐 조합과 계약을 맺게 해주는 대가로 철거업체 2곳·정비기반업체 1곳 관계자들로부터 억대의 돈을 받아 나눠 가진 혐의다.

홀로 계약 알선 또는 주선 활동에 나서 공정별 하청업체와 조합 간 계약 전반에 관여, 거액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문씨는 한동안 사업 구역 주변을 활동 무대로 하는 폭력 패거리에서 이씨와 함께 활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문씨 등 브로커를 거쳐 조합 등이 발주한 세부 철거 공정별로 ‘나눠 먹기’식 하청·재하청 계약과 함께 실제 공사에 참여하지 않고 지분만 챙기는 입찰 담합 행위가 이뤄지면서 공사비가 대폭 줄어 부실 철거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문씨를 상대로 학동 4구역 내 구체적인 하청 계약 구조·금전 거래의 실체를 확인할 계획이다. 원청인 현대산업개발이 발주한 계약에 브로커들의 개입 여부도 들여다본다.

또 문씨가 운영하는 재개발·재건축 대행업체(도시정비컨설팅 업체)가 조합장 선출 등 조합 비위 전반에 개입한 의혹도 수사한다. 조합과 문씨 업체 간 이권을 어떻게 주고 받았는지를 자세히 살펴본다.

경찰은 조사 직후 문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 6월 9일 오후 4시 22분 학동 4구역 재개발 철거 현장에서 무너진 지하 1층·지상 5층 건물이 승강장에 정차 중인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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