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버틸수 없다”…자영업자 전국서 한밤 차량 1000대 시위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9월 9일 0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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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반발한 자영업자들이 8일 밤 전국에서 차량 시위를 전개했다.

업종별 자영업자 단체들이 모인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오후 11시부터 9일 오전 1시15분까지 전국 9개 지역(▲서울 ▲부산 ▲울산 ▲전북 ▲전남·광주 ▲경남 ▲충북 ▲충남· 대전 ▲강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차량 시위를 진행했다.

전국 규모의 차량 시위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위 참가자들은 이동 중 차에 부착된 비상등을 켜는 방식으로 정부에 항의했다.

서울 지역에선 강변북로를 이용해 양화대교 북단~한남대교 북단을 지나고, 이후 한남대교를 건너 올림픽대로를 타고 여의도까지 이동했다.

경찰은 이들의 차량 시위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해 단속했다. 또 21개 부대를 동원해 차량 시위 해산을 유도했다.


이번 시위에 참여한 차량수는 1000대 이상인 것으로 비대위는 추산했다.

이들은 차량 시위 후 9일 오전 1시15분경 서울교에 집결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장사를 못 하게 하니깐 버틸 수가 없다. 매출이 90% 하락했다”며 “효과가 없는데 계속 희생하라는 건 죽으라는 얘기 뿐이다”라고 하소연했다.

비대위는 입장문을 통해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다중이용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비율이 20%에 불과함에도 지난 1년6개월간 집합금지, 집합제한 등 자영업자만 때려잡는 방역정책을 일관했다”며 “자영업자는 지난 1년6개월간 66조원이 넘는 빚을 떠안았고 45만3000개 매장을 폐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위에 나온 이들은 경제적 사망에 이어 헤어나오지 못할 늪으로 계속 던져대는 행위를 감내할 수 없는 국민들”이라며 “현재까지 방만한 태도로 방역체제 변환을 준비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과 백신 공급 차질에 따라 발생하는 피해를 여전히 자영업종만이 떠안도록 강요되는 현실을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이날 자영업자들의 항의에 동참하기 위해 야당 정치인들도 차량 시위 현장을 찾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방역에 협조하며 의견을 표출하는 이들에게 상처를 준 문재인 정부에 강한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원희룡·최재형·황교안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도 현장을 찾아 차량 시위를 응원하고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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