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다 살리자” 도민들, 해안-수중 쓰레기 줍기 나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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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양쓰레기 매년 10%씩 증가, 수거-처리비 4년새 두배 이상 늘어
제주환경운동연합, 해안정화 활동
지난 한달간 쓰레기 332kg 수거
34%가 담배꽁초, 19%는 플라스틱

제주 서귀포시 범섬 주변에서 수중 전문가와 다이버들이 연산호군락으로 유명한 범섬 주변 수중 등지에서 폐어구 등 쓰레기를 건져내는 자원봉사를 한다. 김병일 태평양다이빙스쿨대표 제공
제주 서귀포시 범섬 주변에서 수중 전문가와 다이버들이 연산호군락으로 유명한 범섬 주변 수중 등지에서 폐어구 등 쓰레기를 건져내는 자원봉사를 한다. 김병일 태평양다이빙스쿨대표 제공
폐그물이나 밧줄, 페트병, 잘게 깨진 미세 플라스틱, 양식장에 떠밀려온 스티로폼 등 해양 쓰레기를 처리하는 다양한 활동이 제주에서 펼쳐지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관광객 등이 많이 몰리는 서귀포시 해안에서 ‘제주줍깅’ 캠페인을 벌인다. 4일 안덕면 사계해변, 11일 서귀포시 효돈동 쇠소깍해변, 18일 성산읍 신양해변에서 각각 정화 활동을 펼친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정기적으로 해안 쓰레기 줍기 작업을 하면서 국제 연안 정화의 날에 쓰는 조사카드를 준용해 해안 쓰레기를 조사하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5월 29일부터 6월 26일까지 제주시 내도동 알작지와 김녕해수욕장, 곽지 한담해변 등지서 332kg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이를 분석한 결과 34.3%(1324개)가 담배꽁초였고 플라스틱 파편 19.3%(745개), 밧줄 등 끈 10.7%(415개) 등으로 집계됐다.

제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담배꽁초는 길가와 하수구 등에 버려졌다가 빗물 등에 떠밀려 해안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플라스틱 파편 외에도 90% 이상 플라스틱 재질인 담배꽁초가 바다로 들어가면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하면서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제주지역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해안 정화 활동과 함께 운동과 레저를 즐기면서 해양 쓰레기를 줍는 활동도 늘고 있다.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빙’이 활발해지면서 수중이 깨끗해지고 있다. 수중 쓰레기는 일반인이 처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서 전문가들이 나서는 것이다.

김병일 태평양다이빙스쿨 대표는 “하천에서 밀려든 쓰레기와 어선에서 쓰다가 버린 어구, 수중에 버려진 낚싯줄과 봉돌 등이 조류에 밀려다니면서 연산호 등 해양생물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며 “시간이 날 때마다 동료 다이버들과 쓰레기를 건져내고 있지만 양이 너무 많아 힘에 부친다”고 설명했다.

해양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자발적이고 개별적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쓰레기 줍기 참여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해안 쓰레기를 주워 오면 커피 등 음료 비용을 할인해주는 카페가 등장했다. 해양 쓰레기로 예술작품을 만드는 ‘비치코밍’도 주목을 받고 있다. 비치코밍은 해변(beach)을 빗질(combing)하듯이 쓰레기를 줍는 행위를 말하는데 재활용하는 작품 제작까지 포함한다. 해양 쓰레기인 부표로 새로운 제품인 캠핑박스를 제작해 크라우드펀딩으로 판매하는 사업자도 있다.

제주지역 해양 쓰레기 수거량은 2013년 8200t에서 2020년 1만6000t으로 매년 9∼10%씩 늘고 있다. 쓰레기 수거·처리 비용도 2016년 31억 원에서 지난해 75억 원으로 증가했다. 제주도는 해양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아름다운 해안 가꾸기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해양 쓰레기 관리 계획과 청정바다지킴이 운영 등 주요 정책과 현안에 대해 심의하고 자문에도 응한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환경운동연합#해양-수중 쓰레기 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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