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의 바다’ 조성 순항… ‘해양 강국’ 향해 노 젓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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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문 여는 미래해양과학관

조선 수군의 전투선인 판옥선 형상의 미래해양관 외관. 내륙에 건립되는 특성과 해양 느낌을 살려 ‘육지에 바다를 담는다’는 주제로 외관 디자인을 마련했다. 충북도 제공
조선 수군의 전투선인 판옥선 형상의 미래해양관 외관. 내륙에 건립되는 특성과 해양 느낌을 살려 ‘육지에 바다를 담는다’는 주제로 외관 디자인을 마련했다. 충북도 제공
전국 유일의 ‘바다 없는 고장’ 충북에서 진행되고 있는 바다 만들기 사업인 ‘미래해양과학관’ 건립이 순항 중이다. 미래해양과학관은 내륙지역 주민들에게 바다의 중요성과 해양 과학기술의 최신 정보를 알리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는 바다와 관련된 배움의 기회를 주는 해양과학문화시설이다.

○ 조선시대 판옥선 모양 외관
23일 충북도에 따르면 미래해양과학관은 청주 시내 한복판인 청원구 정상동 밀레니엄타운 1만5406m² 터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연면적 1만5175m²)로 건립될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국비 971억 원, 지방비 75억 원 등 1046억 원. 내년 상반기 중 착공해 2024년 말까지 준공한 뒤 이듬해 개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해양수산부는 건축설계와 전시설계를 전문업체에 용역 발주했다.

건축설계는 지난해 7월 시작됐는데, 도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미래해양과학관의 외관 디자인도 도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했다. 4월 초 도청과 청주시청, 농협청주농산물물류센터 등지에서 도민을 대상으로 미래해양과학관의 외관 디자인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해 조선시대 수군(水軍)의 전투선인 ‘판옥선’ 모양으로 결정했다.

선호도 조사에 참여한 834명 가운데 85.9%(716명)가 1안인 판옥선 디자인을 지지했다. 이 안은 ‘육지에 바다를 담는다’를 주제로 삼아 내륙에 건립되는 특성과 해양의 느낌을 살렸다. 2안은 힘찬 느낌의 직선 건물과 바다의 물결·지층을 패턴으로 표현한 디자인이었다. 도와 해양수산부는 보완 작업을 거쳐 연말까지 건축설계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 첨단기술 활용해 스마트공간으로 연출
전시기획과 전시물 제작·설치를 하는 전시설계는 4월에 시작돼 2024년까지 연차적으로 진행된다.

핵심시설인 내부 전시공간은 △해양환경관 △바다체험관 △해양바이오관 △해양로봇관 △미래해양 직업체험관 △해양어드벤처관 등 6개 상설전시관과 어린이 해양체험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또 해양의 이야기를 담은 카페형 아쿠아리움도 들어선다. 조경순 도 농업정책과장은 “전시관은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4D영상, 터치스크린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한 공간으로 연출할 계획”이라며 “해양 동·식물을 이용한 바이오 연구와 최신 해양로봇, 해양 유망직업 등을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1200만 명이 내륙의 바다 체험 가능
미래해양과학관이 들어서는 밀레니엄타운은 청주국제공항, 고속철도(KTX) 오송역, 중부고속도로 오창 나들목(IC)에서 승용차로 5∼10분 거리에 위치해 전국 어디서나 접근이 편리하다. 또 2022년에는 천안∼청주공항 간 복전철과 충청내륙화고속도로가 개통될 예정이고, 2027년에는 세종∼청주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 서청주∼증평 구간이 확장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로케이가 청주공항 거점항공사로 선정돼 하늘길을 통한 접근성도 좋아졌다. 미래해양과학관이 문을 열면 충북도민은 물론이고 충청권과 수도권, 경북 북부권과 강원권 등의 1200만 명이 1시간 안에 와서 내륙의 바다를 체험할 수 있다고 충북도는 설명했다.

충북의 미래해양과학관 유치는 4번의 도전 끝에 이뤄냈다. 충북도는 “대한민국이 해양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내륙 주민들이 정부의 해양 전략에 공감해야 하고 이를 위해 미래해양과학관이 충북에 들어서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전국 광역 시도에는 국·공립 과학관과 해양문화시설 57곳이 있지만 충북에는 하나도 없다. 유치추진위 구성과 전 국민 서명운동 등 각고의 노력을 펼친 끝에 2019년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손색없는 최고의 미래해양과학기지로 만들어 국내 해양 관련 시설의 허브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미래해양과학관#충북#밀레니엄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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