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아프간 난민 안 받아” 국경 장벽 세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9일 1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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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아프가니스탄 난민의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지대에 군대를 파견하고 장벽을 세웠다. 오스트리아, 그리스 등 유럽 각국도 아프간 난민 거부를 선언하는 등 탈레반을 피해 고국을 떠난 아프간인의 고난이 심해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은 18일 “아프간 난민의 입국을 막기 위해 이란과의 국경에 군병력을 파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241㎞의 방벽과 200개의 감시탑을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터키는 이란처럼 아프간과 직접 국경을 맞대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유럽과 아시아에 모두 영토를 보유하고 있어 유럽으로 가는 관문으로 여겨진다. 5월 미군의 아프간 철수가 시작된 후 두 달 동안에만 약 1000명의 아프간 난민이 이란을 거쳐 터키로 넘어왔다.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현재 터키 내 아프간 난민은 최대 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시리아 내전에 따른 난민이 대규모로 유럽에 건너간 2015년 당시에도 400만 명의 시리아 난민이 터키를 거쳐 유럽으로 갔다. 당시 유럽연합(EU)은 터키와 협정을 맺고 터키가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이고 유럽으로 보내지 않는 대신 60억 유로(약 8조20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EU가 이 돈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자 터키는 지난해 3월부터 난민을 자국에 두지 않고 주변국으로 보내고 있다.

18일 칼 네함머 오스트리아 내무장관 또한 “망명 신청이 거부된 아프간인을 유럽 밖에서 관리하기 위해 아프간 주변국에 구금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루 전 그리스 정부 역시 “아프간 난민이 유럽 본토로 들어오는 관문이 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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