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등록문화재 1호는 옛 시장 관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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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문화유산 4건 첫 선정

인천시가 최근 등록문화재로 선정한 옛 인천시장 관사, 자유공원 플라타너스, 수인선 증기기관차와 협궤 객차 (위 사진부터 순서대로). 인천시 제공
인천시가 최근 등록문화재로 선정한 옛 인천시장 관사, 자유공원 플라타너스, 수인선 증기기관차와 협궤 객차 (위 사진부터 순서대로). 인천시 제공
1883년 인천항이 개항하면서 서양 문물이 유입된 인천은 근대 문화유산이 즐비한 도시다. 인천시는 중구 개항장(開港場) 일대 건축물을 비롯해 각종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17일 시에 따르면 최근 중구 송학동에 있는 옛 인천시장 관사를 포함해 모두 4건을 등록문화재로 처음 선정했다. 등록문화재는 짓거나 만들어진 지 50년이 넘은 근대 문화유산 가운데 역사성과 상징성 등을 검토해 결정한다.

등록문화재 1호가 된 옛 시장 관사는 1901년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초기에 일본인 사업가의 별장이었지만 광복을 맞은 뒤 서구식 레스토랑과 사교클럽 등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시는 1966년 이 주택을 사들여 개축한 뒤 2000년까지 시장 17명의 관사로 활용했다. 2001∼2020년에는 시가 운영하는 역사자료관으로 사용하다 최근 리모델링 공사를 마무리한 뒤 ‘인천시민애(愛)집’이라는 새 문패를 달고 지난달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등록문화재 2호는 ‘자유공원 플라타너스’다. 개항기인 1888년 국내 첫 서구식 공원인 자유공원이 조성될 당시 심은 것으로 보이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플라타너스로 불린다. 그동안 시가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해 왔으며 6·25전쟁의 포화를 버텨 낸 자연유산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했다.

‘수인선(水仁線) 협궤 객차’가 등록문화재 3호다. 1969년 철도청 부설 인천공작창에서 만든 것으로 1990년대까지 경기 수원과 인천을 오갔다. 이 객차를 끌던 증기기관차가 등록문화재 4호가 됐다. 1952년 수원기관차사무소에서 조립된 것으로 추정되며 1978년까지 수인선 구간을 운행했다. 2008년부터 남동구 소래포구 입구에 들어선 소래역사관 광장에 전시되고 있다.

수인선 협궤 열차는 일제강점기인 1937년 인천 염전지대에서 생산된 천일염과 경기 곡창지대 쌀을 인천항을 통해 일본으로 수탈하려는 용도로 철도가 건설되면서 운행을 시작했다. 광복 이후에는 증기기관차가 객차와 화물차를 달고 15개 역을 운행하면서 수도권 주민들의 교통수단이 됐다. 폭이 겨우 76.2cm에 불과한 좁은 철로를 흔들거리며 지나가는 자그마한 열차였기 때문에 당시에 ‘꼬마열차’라고도 불렸다. 탁 트인 갯벌 위에 들어선 철로를 달리던 협궤 열차는 수도권 재래어시장인 남동구 소래포구의 명성을 알리는 데 한몫했다.

하지만 수인선 협궤 열차는 도로가 뚫리고 버스 운행이 늘어 승객이 줄어들면서 1995년 12월 31일 운행을 마쳤다. 정부가 1995년 2조74억 원을 들여 과거의 수인선을 광역철도(복선전철)로 바꾸는 사업에 들어가 지난해 인천 중구 인천역∼경기 수원역을 잇는 전 구간(52.8km)을 다시 개통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2019년 12월 등록문화재 제도가 시행된 이후 처음으로 등록문화재를 선정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등록문화재를 발굴해 시민들에게 역사적 의의를 알려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인천시#근대 문화유산#시장 관사#송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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