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반기문 보이는 한 달’…정치신인 윤석열 ‘실언 주의보’

뉴스1 입력 2021-07-21 13:31수정 2021-07-2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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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낮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가 연결통로에 환영 나온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1.7.20/뉴스1 © News1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실언 주의보’가 내려졌다. 윤 전 총장의 최근 행보를 보고 4년 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각종 구설에 시달리며 중도 낙마한 사례가 오버랩된다는 말이 정치권에서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첫 한 달이 향후 행보의 가늠자가 되는 정치신인 윤 전 총장이 여권에 공세의 빌미를 제공하는 여러 실언을 내뱉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0일 공개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일주일에 120시간 바짝 일하고 이후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보도가 있은 후, 방문한 대구에서도 윤 전 총장의 ‘실언’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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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은 지난해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던 때를 상기하면서 “(중국) 우한 봉쇄처럼 대구를 봉쇄해야 한다는 철없는 ‘미친 소리’가 나와 시민의 상실감이 컸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을 방문해서는 “코로나19가 초기 확산된 곳이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이었다면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며 다른 지역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세 발언이 모두 ‘실언’이라고 보는 데 이견이 없다. 굳이 꼽자면 ‘120시간 발언’이 윤 전 총장의 의도와 다르게 해석됐을 뿐인데, 이마저도 상대방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지적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그런 발언을 하면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게 너무나 뻔하다”라며 “왜 정치적 오해를 사나. 미숙하다”고 평했다.

대구에서 한 ‘미친’,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이라는 표현에 대한 비판은 같은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뉴스1에 “윤 전 총장이 어떤 마음이고 생각인지는 알겠지만, 그 표현에 있어 너무 거칠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같은 생각이라도 전하는 방식에 따라 받아들이는 게 달라지는 것을 인지하고 앞으로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반기문재단에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예방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1.7.15/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이처럼 윤 전 총장의 실언이 계속되자 4년 전 중도낙마한 반 전 총장을 떠올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반 전 총장은 지난 2017년 귀국 21일째인 2월1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친·인척과 관련한 여러 비리 의혹이 터진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히지만 반 전 총장이 귀국 후 전국을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일으킨 ‘구설’도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에비앙 생수 논란’에서 시작해 전철표 판매기에 지폐 두 장을 넣으려 한 ‘2만원 논란’, 현충원 방명록에 미리 써온 메시지를 옮겨 적은 ‘수첩 논란’, 음성 꽃마을에서 환자 배식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된 ‘턱받이 논란’, 무덤에 뿌릴 퇴주잔을 마신 ‘퇴주잔 논란’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한일위안부 협상에 관해 질문하는 기자들을 상대로 ‘나쁜 놈’이라고 표현하고 “촛불 민심이 변질됐다”고 말하는 등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큰 파장을 낳았다.

반 전 총장 입장에서는 대부분의 구설이 사실과 다르고 왜곡됐다며 억울해 할 수 있으나, 한 번 엎질러진 물은 쉽게 담을 수 없었다.

윤 전 총장은 해당 발언들에 가해지는 여권의 공세에 반박하기 위해 입장문을 거듭 내며 해명했지만, 이미 여권 지지자나 중도층 사이에서는 ‘주120시간제 옹호’ 인물로 낙인찍혔을 위험성이 크다.

진 전 교수가 ‘미숙하다’고 평가한 것도 이런 부분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한 정치평론가는 “일련의 발언들이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향후 주의가 필요하다는 걸 아는 게 중요하다”며 “이런 발언들이 계속된다면 반 전 총장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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