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5·18정신 헌법 전문에 넣자”…20일 대구 방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8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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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광주 북구 5·18민주묘지에서 이한열 열사의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광주=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광주 북구 5·18민주묘지에서 이한열 열사의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광주=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18 정신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숭고한 정신으로 국민 전체가 공유하는 가치로 떠받들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며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헌법 전문(前文)에 삽입하는데 찬성한다고 17일 밝혔다. 지지율 정체국면을 맞은 윤 전 총장이 본격적인 중도 확장으로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나선 것이다.

● 尹, “전두환 사형 구형 마음 변함없어”
윤 전 총장은 제헌절인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와 민족민주열사묘지를 참배한 뒤 “5·18은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을 피로써 지켜낸 헌법 수호 항거”라고 말했다. 그는 방명록에 ‘자유 민주주의 정신을 피로 지킨 5·18정신을 이어받아 국민과 함께 통합과 번영을 이뤄내겠다’고 썼다. 또 박관현, 이한열 열사 등 묘비를 잇달아 참배했다. 윤 전 총장은 “광주의 한을 자유민주주의와 경제 번영으로 승화 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열사들을 보니 아직도 한을 극복하자고 하는 말이 안 나온다”고 잠시 흐느끼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5·18단체 관계자들이 ‘대학 시절 모의재판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마음이 여전하냐’는 물음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5·18정신을 헌법에 넣는 것은 ‘개헌’이기 때문에 국민 전체가 동의해야 할 문제”라며 “이 때문에 제헌절에 5·18을 기리기 위해 광주를 찾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 진영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이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추가하자는 입장을 공식화한 건 다른 주자들과의 차별화 및 중도 및 호남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 된다. 5·18민주화유공자인 김영환 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과거 보수 진영이 5·18을 ‘폭도’라는 말과 함께 사용해 헌정 파괴의 이미지를 줬다면, 윤 전 총장은 ‘헌법 수호 투쟁’으로 평가해 그 의미를 최대로 높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주도로 진통 끝에 5·18 정신을 당 강령에 삽입하기도 했다.

● 尹, 국민의힘 텃밭 대구 방문
대선 출마 선언 18일 만에 광주를 찾은 윤 전 총장은 20일엔 보수세가 강한 대구 등 영남 지역을 방문해 지지층 확보에 나선다. 대구 서문시장이나 부산 일대 등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광주에 이은 세 번째 지방 행보다. 대구는 윤 전 총장이 총장 재임 중이던 3월 3일 마지막 일정으로 대구지검·고검을 찾으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치게 된다)”이라고 밝힌 곳이기도 하다.

윤 전 총장은 18일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를 후원회장으로 선임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황 전 대사(78학번)와 서울대 법대 출신인 윤 전 총장(79학번)은 한 학번 차이로 학과는 다르지만, 재학 때부터 안면이 있는 사이라고 한다. 황 전 대사는 이명박 정부 당시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장, 박근혜 정부에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겸 6자 회담 한국 수석대표를 맡은 북핵 전문가다. 문재인 정부에선 각 부처의 이른바 ‘적폐청산’ 작업 와중에 2014년 9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협상 당시 이면 합의를 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조기 소환된 뒤 은퇴하기도 했다. 캠프 관계자는 “19일 후원회 등록을 신청하고 사업자 등록과 계좌 개설 등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캠프는 지지율 정체 등 우려 속 정무적 조언과 대언론 대응을 조언할 중진급 인사를 물색하는 등 내부 조직을 정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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