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안전 위협하는 가스냉난방기 규제해야[기고/임기상]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대통령직속 탄소중립위원회 위원 입력 2021-07-14 03:00수정 2021-07-1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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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대통령직속 탄소중립위원회 위원
지난해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장. 자동차 엔진으로 가동되는 가스냉난방기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의 심각성에 대해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국회 본관 건물을 포함해 전국 대형 건물에 설치된 가스냉난방기는 약 5만5000대인데 이 중 절반가량인 2만6000여 대가 학교 옥상에 설치돼 있다. 이런 냉난방기 한 대는 소형 화물차보다 300배 이상 많은 유해가스를 배출한다. 숨겨진 오염원인 셈이다. 의원들은 환경부 장관에게 즉각적으로 저공해 조치를 실시하라고 요구했고 환경부는 신제품 인증 기준을 강화하고 기존 설치 제품에 촉매 장치를 부착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폭염을 앞둔 상황에서 정부는 지금까지 10개월 넘게 관련 회의만 개최했을 뿐 별다른 개선책을 내놓지 않았다. 우리 아이들이 지내는 학교 옥상에선 유해물질이 계속 배출되고 있다.

필자는 모니터링 차원에서 지난해 8월 말부터 수도권 대형 건물에 설치된 냉난방기를 무작위로 선정해 배출가스를 측정했다. 그 결과 평균적으로 일산화탄소는 607ppm, 메탄은 491ppm, 질소산화물은 602ppm이 배출됐다. 자동차와 비교하면 연간 배출량은 일산화탄소는 평균 64배, 대기 중에서 초미세먼지로 전환되는 질소산화물은 215배나 배출된 것이다. 운행 중인 자동차 중 5등급으로 분류되는 자동차는 강력한 운행 규제와 폐차, 저공해 조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매년 정밀측정장비로 환경검사까지 받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가스냉난방기는 별다른 사후검사도 없다. 배출가스 규제는 일산화탄소의 경우 아직도 하나 마나 한 2800ppm(현재 생산되는 가스자동차는 30ppm 정도)으로 규제가 아닌 방치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유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는 서로 책임 회피만 하고 있다. 대형 건물에 설치되는 냉난방기를 자동차와 같이 5등급 엔진으로 분류해 규제하기보다는 계절상품 수준의 에어컨이나 난방기로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산자부는 10년 전부터 여름철 전력난에 대비하겠다며 연면적 3000m² 이상 학교, 공공기관 건물에 설치되는 냉난방기는 기존의 전기 대신 자동차 엔진을 이용하는 가스냉난방기로 의무화했다. 이를 위해 설치비와 요금 할인 혜택까지 지원했고 2013년부터는 연면적 1000m² 이상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산자부는 배출되는 유해물질 저감계획은 강구하지 않은 채 환경부에 의견 조회만 했다.

이 같은 냉난방기 정책은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탄소중립에 역행하는 것이다. 한국은 탄소(CO₂) 배출량 세계 9위, 1인당 배출량은 6위다. 국제사회는 탄소중립을 중심으로 성장보다는 탄소 배출을 강제로 제한하는 각종 규제성 제도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대형 건물에 설치되어 있는 가스냉난방기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강력한 규제 정책을 도입하거나 무탄소인 전기나 수소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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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대통령직속 탄소중립위원회 위원
#가스냉난방기#학생 안전 위협#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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