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시끄러운 옴진리교주…유골 놓고 두딸 소송전 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6일 1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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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지하철역 사린가스 테러사건으로 일본 사회를 충격에 빠뜨려 2018년 사형에 처해졌던 사이비 종교 단체 ‘옴진리교’ 교주 마쓰모토 지즈오(松本智津夫·사진)의 유골이 최종적으로 둘째 딸에게 넘겨지게 됐다.

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는 마쓰모토의 유골을 인수하게 해 달라는 넷째 딸의 소송에 대해 ‘소유권은 둘째 딸에게 있다’고 2일 판결했다. 상세한 판단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2남 4녀를 둔 마쓰모토는 2018년 7월 사형이 집행됐고 그의 유골은 도쿄구치소에 보관됐다. 넷째 딸은 법정에서 “사형 집행 직전 마쓰모토로부터 유골을 인수토록 지정됐다”고 주장했다. 일본 법령에 따르면 사형수의 유해 및 유품 인수자는 사형수 자신이 지정한 사람이 1순위이고 1순위 지정자가 거부할 경우 배우자, 자녀, 부모 순이다.

하지만 법원 측은 의사소통이 어려웠던 마쓰모토의 상태를 감안할 때 확정적인 의사 표시로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대신 면회를 자주 왔던 둘째 딸과의 관계가 ‘가장 친화적’이라고 판단해 둘째 딸에게 유골을 건네기로 결정했다.

아사히신문은 “옴진리교는 종교적 색채를 띄고 있어 마쓰모토의 유골이 신성시될 수 있기 때문에 일본 경찰 당국은 마쓰모토의 유골 행방을 주시했다”고 전했다. 옴진리교를 잇는 후속 단체의 신자들이 그의 유골을 신성시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둘째 딸은 소송 과정에서 “부친을 가족으로서 조용히 추모하고자 할 뿐이고 옴진리교와 후속 단체들과는 일절 관계가 없다”며 “부친의 유골이 종교적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것을 절대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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